국토부 “자금출처·주주구성 제출하라” 5사에 통보...심사 장기화 우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국토교통부가 최근 에어로K·플라이강원 등 예비 저비용항공사(LCC)에 자본금 출처와 주주 명부를 공개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며 업계 파장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잠잠했던 ‘외국계 자본 배후설’이 최근 다시 불거진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일부 항공사에서 횡령·이면계약 등 도덕성 논란까지 제기돼 면허심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14일 예비 LCC 사업자인 에어로K의 강병호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 4명(플라이강원·에어프레미아·에어필립·가디언즈항공)과 개별 면담한 자리에서 분야별 사업계획 보강과 함께 자본금 출처와 주주구성안을 오는 28일까지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국토부의 이번 결정은 그간 시장에서 제기돼 온 외국 자본 개입을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과거 에어로K와 플라이양양(현 플라이강원)을 중심으로 외국계 자본의 우회 진입 논란이 있었던 만큼 예비 LCC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논란의 소지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에어로K는 경쟁사 대비 외국인 주주 비중이 높아 그동안 에어아시아 등 외국항공사의 우회 투자 논란이 불거졌던 업체다. AIK(Air Innovation Korea)라는 페이퍼컴퍼니가 100% 출자한 회사로, 비등기임원으로 근무하는 외국 국적 임원이 재무관리·운영총괄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에어로K가 모회사(AIK)로부터 300억원 가량의 투자 유치한 것을 두고서도 에어아시아나 투기자본과 무관치 않다는 뒷말이 나온다. 국토부는 외부 금융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주주간 이면 계약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외국 자본이 진입할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다만 에어로K의 외국인 지분(20%)이 현행 항공법에서 금지하는 수준을 밑돌아 면허 취득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에어로K 관계자는 “현재는 외국투자자 비율이 20%에 불과하다”며 “외국인 이사 논란 등 시장에서 우려하는 의혹은 이미 해소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자본금을 400억대로 늘려 면허에 재도전한 플라이강원도 주주구성의 불투명성으로 의혹을 샀던 업체다. 국토부는 지난해 2월 재무위험을 이유로 플라이강원의 면허 신청을 반려했는데 항공업계에선 중국 자금 투입설 등의 작용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플라이강원은 중국인 여행객 대상의 관광사업자 마스터스투어의 주원석 대표가 대주주로 약 33%의 지분을 보유, 나머지 67%의 투자 주체들에 대해서는 함구 중이다. 국토부는 플라이강원의 항공면허 신청이 반려되는 과정에서 리스사들과 계약이 무산된 바 있어 향후 기재 도입이 정상적으로 이뤄질지도 의심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와 에어필립은 각각 사업계획의 타당성 부족과 오너리스크가 문제로 꼽힌다. 에어프레미아는 경쟁사와 달리 중고기재가 아닌 새 비행기를 제작주문으로 들여와 도입까지 1년에서 1년 반 이상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면허를 받더라도 2020년 하반기에나 취항 가능하다. 국토부는 또 이 회사의 등기부등본상 자본금이 25억원대에 불과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면허 취득 이후 500억~700억원대 추가 펀딩을 진행할 계획이다. 

에어필립은 면허 신청 당시 재직했던 엄일석 회장이 금융비리로 구속되면서 오너리스크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여기에 지난해 7월 필립에셋 자금 50억 원을 에어필립 법인계좌로 가장납입한 사실이 드러나며 부정거래 의혹에 휩싸였다. 

국토부는 에어필립에 불법자금이 흘러 들어간 정황이 없는지 철저히 보완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토부 고위관계자는 “현재까지 투입 자본금 출처가 불분명한 상태로 추가 자금조달 여력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보완 조치를 요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국토부의 예비 LCC에 대한 면허 검증 절차 과정은 장기화 수순을 밟게 될 공산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업체들이 시장에서 제기한 의혹을 얼마나 말끔히 해소하느냐에 따라 국토부의 최종 판단이 달라질 수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국토부는 이달말까지 서류를 보완해 내년 1분기까지 철저한 검증을 통해 면허 발급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 에어로케이가 도입할 예정인 A320.


   
▲ 플라이강원이 도입 예정인 보잉737-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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