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흐름을 꿰뚫는 정부의 정책, 기업의 혁신 노력 시너지 절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올해 전 세계 대중문화계의 큰 사건 중 하나는 방탄소년단(BTS)의 돌풍이다. 아시아계 보이그룹이 성공하기 힘들다는 북미, 유럽시장에서 방탄소년단은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가수 최초로 빌보드 200 1위를 달성하는 등 그들의 발걸음 하나 하나에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도 상상을 뛰어 넘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분석한 ‘방탄소년단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연평균 4조1400억원의 생산유발과 1조4200억원의 부가가치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계산되고 있다.

   
▲ 현대자동차 대형SUV 팰리세이드의 홍보대사로 위촉된 방탄소년단(BTS)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방탄소년단의 최대 무기는 전 세계에 포진한 탄탄한 팬덤이다.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남미, 미국 등에 아미(ARMY)로 불리는 방탄소년단의 팬들이 존재한다.

방탄소년단은 자신의 스토리와 청년층의 고민을 담은 가사, 서사 구조가 있는 앨번과 콘서트 등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팬들과의 소통도 적극적이다. 2013년 데뷔 이후 가수 스스로의 노력, 매니지먼트사의 치밀한 전략이 결합돼 ‘글로벌 메가 히트상품’이 탄생한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우리 정부와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분명한 사실은 정부과 기업이 유기적인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여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거대 경제 시장을 보유한 미국과 중국 등은 자국 기업 감싸기에 혈안이 돼 있다. 꼬투리만 잡히면 상대국 기업에 십자포화도 마다하지 않는다. 체력이 부족한 기업들은 존재 자체를 위협받기도 한다.

우리 기업들은 2년 가까이 숨쉬기 조차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경제단체장들도 최근 위기감을 토로하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년에 우리 경제는 2% 중반의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그동안 수출을 떠받쳐온 반도체 경기도 꺾였다. 일부 기업들은 ‘비상경영’이라는 단어를 테이블에 올리고 있다. 내년에는 생존이 화두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새로운 모멘텀이 절실한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내년에 정부의 경제성과를 국민에게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와 국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통령과 정부가 얘기하는 ‘경제성과’를 위해서는 기업과의 팀워크가 절대적이다. 기업의 목소리가 거의 반영되지 않는 정책이 내년에도 지속되면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경영권이 위협받고, 고비용·저생산성 구조가 고착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제대로된 청사진을 그리기 어렵다. 전력이 분산되면 경쟁사들에게 조만간 뒷덜미를 잡힐지도 모른다.

‘규제의 바다’에서 우리 기업들은 신사업 경쟁력도 제대로 쌓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자동차 공유서비스 등도 다른 세상 얘기다. 정책결정권자들은 중요한 순간 ‘타임’을 외치며 폭탄돌리기에 급급하다.

이제 합리적 의사결정을 통한 기업정책 필요하다. ‘우리는 정답인데, 너희는 오답이야’라는 분위기에서는 새로운 글로벌 히트 기업이 탄생하기 어렵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했다.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꿰뚫는 정부의 정책과 기업의 혁신 노력의 시너지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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