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원가 인상분 반영한 것 뿐"…전문가 "위험률 낮은 고객 가격 올리는 것 부당"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40대 이모씨는 최근 뉴스를 보다 억울한 기분이 들었다. 10년간 무사고를 유지해 왔지만 올해부터 일괄 인상되는 자동차 보험료 부담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자동차 보험료는 위험률을 고려해 가격이 정해지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씨와 같이 오랜 기간 무사고를 유지해온 것관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보험료가 오르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올해부터 자동차보험료가 줄줄이 인상된다. 일각에선 무사고 운전자까지 자동차보험료를 더 내야 하는 상황에 대해 부당하다는 반발이 제기됐다.

이에 원가 반영으로 일괄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보험사의 입장과 위험률이 낮은 고객의 가격 올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전문가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사진=미디어펜


9일 관련 업계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이달 중순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평균 3%대로 인상할 예정이다.

우선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오는 31일(책임개시일)부터 자동차보험료를 개인용 3%, 법인 차량 등 업무용 1.7%, 택시·화물차 등 영업용은 0.8% 등 평균 2.7% 인상한다.

자동차보험 인상폭을 확정한 시장점유율 상위 6개 손보사 가운데 삼성화재가 가장 낮은 인상률을 보였다. 

자동차보험료 평균 인상률은 한화손해보험이 3.2%, 메리츠화재 3.3%, 현대해상·KB손해보험3.4%, DB손해보험 3.5% 순이다.

자동차보험료는 오는 16일 현대해상·DB손보·메리츠화재를 시작으로 19일 KB손보, 20일 한화손보 순으로 인상된다.

이번 인상은 지난해 급등한 손해율과 현재 진행 중인 정비요금 재계약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올 하반기 이전 또 한 번 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며 소비자들의 원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위험률이 낮은 무사고 운전자까지 일괄적으로 보험료가 인상된다는 점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우선 보험사는 원가 인상분 반영으로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일괄 인상은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무사고자 가입자를 위한 할인 혜택은 따로 있다”며 “이번 인상은 원가가 반영되는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는 가입자의 위험률과 상관없이 전체 배수의 법칙으로 작용하는 통계 상승분”이라며 “현재 어려운 보험 업황에서 현실을 반영한 최소한의 인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무사고 운전 시 다음 해 자동차보험 갱신 보험료가 3~13%가량 할인되거나, 무사고 경력을 18년간 유지하면 보험료의 약 70%까지 할인되는 혜택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올해 보험료 인상분이 적용된 이후 받을 수 있는 혜택인 것이다. 

이에 업계 전문가는 무사고 가입자의 보험료가 인상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보험료는 위험률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며 “무사고 가입자의 경우 위험률이 낮은데 타 가입자들과 같이 보험료가 인상된다면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험료가 인상되는 것은 보험사의 수익을 보전하거나, 역마진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자나 후자의 이유 모두 위험률이 낮은 고객에게까지 가격 인상 부담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은 옳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