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120년 전통 우리은행이 14일 '우리금융지주'로 재정비를 마쳤다. 지난 2001년 부실은행 흡수합병에 따른 지주사 출범 이후 2016년 민영화를 거쳐 해체된 지 약 4년 만에 지주사 전환에 성공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이날 서울시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지주사 출범식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그는 지주사 출범으로 겪을 고객 만족에 대해 '종합자산관리'와 플랫폼 통합에 따른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 방안 등을 언급했다.

다음은 손태승 회장 겸 행장과의 일문일답.

Q. 지주사 전환 이후 적극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나설 것을 밝혔다. 구체적인 전략은?

첫 1년간은 표준등급법을 적용해야 하는 자기자본비율 문제가 있어 규모가 작은 것부터 인수에 나설 것이다.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사, 저축은행부터 인수합병(M&A)을 진행할 것이다. 증권사와 같이 규모가 매물에 대해선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겠다. 직접 인수가 어려우면 다른 곳과 조인트 형태로 참여할 생각도 있다.

Q. 비은행 부문 확대에 따른 포트폴리오 변화는?

현재 자산 비중에서 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99%에 달한다. 우리카드, 우리종금이 지주사에 편입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걸 중장기적으로는 7대 3에서 6대 4까지 바꿀 것이다. 또 카드, 종금은 가능하면 상반기 안에 지주사로 편입시킬 예정이다.

Q. 작년 추석 전산사고 발생으로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재발 대책은?

15년 만에 ‘빅뱅’ 방식으로 전산을 바꾸다보니 장애가 일어나 개선에 나선 상태다. 오는 2월 설 연휴까지도 비상대응체계를 운영하기로 했다. 지난해와 같은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Q. 최우선으로 두는 경영 과제는?

지주사 출범하면서 5대 경영 전략을 만들었다. 첫째는 안정적 지주사 체계 구축, 사업 포트폴리오 확충, 4대 성장 동력 사업 강화, 그룹리스크 관리 고도화, 그룹 경영 시너지 창출이다. 이것을 최우선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안정적 지주 구축은 은행장을 지내면서 어느 정도 구축해놓은 것 같다. 지주사 출범에 필요한 모든 규정 이미 다 만들어서 순조롭게 출범할 수 있게 됐다. 사업 포트폴리오 확충은 비은행 부문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둘 예정이다. 4대 성장 동력 강화는 디지털, 글로벌, CIB 자산 분야에 어느 은행보다 월등히 앞서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향후 인력과 예산 집중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그룹 리스크 관리 고도화에 대해서는 리스크 관리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고도화하겠다. 그룹 경영 시너지 창출은 이익에서 시너지, 그룹 차원에서 비용 절감에 나갈 예정이다. 공동 구매, 시설 사용 방안 등을 마련하겠다.

Q. 예보 지분 매각 방향은?

예보 지분 건은 매각 객체이기 때문에 답변이 곤란하다. 오늘 출범식에 참여했던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축사를 끝내고 가면서 '최대한 매각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공적자금위원회에서 지주사 출범 먼저 하고 지분 매각을 하기로 했으니 공자위나 관련 기관이 지분 매각안을 최대한 빨리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 시기는 언제인지는 언급이 불가능하지만 공자위와 금융위에서 조속히 결정할 것으로 기대한다.

Q. 지주사 출범하면서 안정적 체제를 위해 겸임 구도를 택했다. 겸직 시 지배구조 관련 잡음이 잇따르는 금융사들이 많은데 지배구조 투명화 방안에 대한 계획은?

우리금융은 다른 곳과 달리 과점주주 체제로 운영이 되는 특이점이 있다. 과점주주가 이사회를 구성하고 회장, 은행장에 대한 견제를 잘 하고 있어 경영진이 독단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 앞으로 이사회를 통해 지배구조 체제 방안을 합리적으로 마련하겠다.

Q. 디지털역량 강조하면서 우리FIS 얘기했다. 우리FIS 과거에 합병하려다가 취소된 전력이 있는데.

우리FIS에 대해선 일부 업무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업무분장을 재차 할 것이다. 기존까지는 디지털 인력과 FIS가 서로 떨어져 있다보니 업무 면에서 더딘 면이 있었는데 같이 협업하는 구조로 가게 될 것이다. 예컨대 상품 개발 때 디지털 직원이 FIS 사무실에 가서 상주를 하며 서로 협업하는 방안이다. 현재 업무 조정 관련해 컨설팅을 의뢰했다.

Q. 글로벌 진출 전략은?

동남아시아와의 네트워크를 늘릴 예정이다. M&A도 몇 곳 추진할 생각이다. 그동안에는 은행만 해외에 나갔다면 이제는 카드사, 증권사, 자산운용사, 비대면채널도 다 함께 나갈 수 있게 됐다. 

Q. 디지털 전략은.

플랫폼을 오픈뱅킹 체제로 바꿀 계획이다. 세계 유명 기업들과 업무 제휴를 체결해 관련 플랫폼을 같이 개발하려고 한다. 현재 몇 곳의 기업과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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