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온공주 '자경전기' 등 한글자료 68점 美서 돌아와
   
▲ 덕온옹주 친필 한글서적 '자경전기'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조선의 마지막 공주였던 덕온공주(1822∼1824)가 한글로 쓴 책이 국내로 환수됐다.

문화재청은 덕온공주가 쓴 '자경전기'(慈慶殿記)와 '규훈'(閨訓)을 비롯해 68점으로 구성된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를 작년 11월 미국에서 매입, 국내로 들여왔다고 16일 밝혔다.

덕온공주는 23대 왕 순조와 순원왕후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딸로, 조선의 마지막 공주인데, 공주는 정실 왕비가 낳은 딸을, 옹주는 후궁이 낳은 딸이다.

열다섯되던 해인 1837년 양반가 자제 윤의선과 혼례를 올렸지만, 결혼 7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문화재청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국립한글박물관이 협력해 환수한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는 덕온공주와 그녀의 양자 윤용구(1853∼1939), 손녀 윤백영(1888∼1986) 등 왕실 후손이 3대에 걸쳐 작성한 한글 책, 편지, 서예 작품으로 구성됐다.

자경전기와 규훈은 덕온공주의 친필 서책이라는 점에서 희소가치가 높다고 문화재청은 평가했다.

자경전기는 1777년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창경궁에 지은 전각인 자경전의 유래를 밝힌 책으로, 정조의 아들 순조가 1808년 어머니 효의왕후(정조 비) 명을 받들어 한문으로 먼저 지었다.

이번에 돌아온 것은 덕온공주가 어머니 순원왕후(순조 비) 명에 따라 자경전기를 우리말로 옮긴 것으로, 단아한 궁체로 정갈하게 썼다.

규훈은 여성이 지켜야 할 덕목과 예절을 소개한 일정의 수신서로, 순원왕후가 사위 윤의선에게 보낸 편지와 신정왕후(추존왕 익종 비), 명헌왕후(헌종 계비), 철인왕후(철종 비), 명성황후(고종 비) 등이 직접 쓰거나 상궁이 대필해 덕온공주 집안에 보낸 한글편지도 이번 자료에 포함됐다.

특히 신정왕후가 1874년 윤용구의 첫 번째 부인 광산김씨에게 보낸 편지는 조선 최고의 한글명필로 꼽히는 궁중여성 서기 이씨가 대필한 것으로, 사료적 중요성이 크다.

이 편지의 내용은 그해 2월 8일 명성왕후가 훗날 순종이 되는 원자를 출산한 기쁨을 전한 것이다.

윤용구가 1909년 고종의 명으로 왕실 여성들을 위해 쓴 역사책 '정사기람'(正史紀覽)과 그가 1899년 12살 딸 윤백영을 위해 여성과 관련된 역사를 발췌해 정리한 '여사초략'(女史抄略) 등 한글 역사서 2권, 1934년 환소군 전기를 한글 궁체로 쓴 '환소군전'(桓少君傳)도 도 함께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덕온공주 집안의 이 자료들을 국립한글박물관에 이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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