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체제 '성공적 안착' 모빌리티 전환 9부 능선 넘어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지난해 정의선 수석 부회장의 승진이후 현대자동차의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최근 몇 년 동안 미·중 무역전쟁과 신흥국 위기, 중국발 무역 보복에 따른 판매량 저하 등 잇단 악재에 위기감이 확산했던 현대차였다. 

하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한 지속적인 신차 출시로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실적 반등에 성공한 것은 물론 새해 들어 글로벌 무대에서 잇단 수상 소식을 전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더욱이 올해 들어 정부가 전면에 나서 수소차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현대차가 추진하는 미래차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까지 더해지며 연일 내림세를 보였던 주가 역시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섰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오는 2040년까지 수소차를 620만 대 생산해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날 울산시청에서 열린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에서 이례적으로 현대차 수소차의 '홍보맨'을 자처했다. 

문 대통령은 "(수소차 개발은) 국가 에너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면서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공언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프랑스 순방에서 보여준 '수소 외교'에서도 수소전기차 산업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통령 취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수소차 및 관련 시설을 직접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수소에너지 개발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의지를 알 수 있다"며 "정부에서 앞장서 인프라 확충 등에 적극적인 지원을 공언한 만큼 현대차 '미래 에너지', 수소차 개발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수소차 개발'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미래 대응을 위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중추 분야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오전 울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소 경제와 미래 에너지, 울산에서 시작됩니다' 행사에 참석하기에 앞서 수소 활용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수소 활용 모빌리티 (수소차, 드론 등) 부스를 둘러보다 수소차 넥소에 대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2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2019년 시무식'에서도 오는 2025년까지 친환경차 44개 모델, 연간 167만대 판매를 통해 '클린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가속화해 글로벌 전동화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수소차의 경우 오는 2030년까지 약 8조 원을 투자해 대중화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수소차 분야에 대한 투자는 '정의선 체제' 전환 이후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주행기술과 더불어 그 윤곽이 가장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1월 김동연 전 기획재정부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그룹 내 환경기술연구소를 방문했을 당시에도 수소전기차 관련 투자 현황과 함께 '넥쏘'의 기술력을 직접 소개했다.

이후 같은 해 6월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아우디와 수소차 관련 연료전지 기술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이어 10월에는 프랑스 더 웨스틴 파리 방돔 호텔에서 프랑스 '에어리퀴드', 댜국적 에너지기업 '엔지'와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소 보급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투자를 이어갔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환경 문제와 에너지 수급 불안, 자원 고갈 등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수소 에너지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친환경차 개발을 미래 대응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며 "현대차그룹은 협력사와의 동반투자 등을 통해 미래 청정에너지 시대에 적합한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인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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