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미수에서 '음모'로 추정되는 '꼬불꼬불한 털'나와 호텔 측'브라질리언 왁싱' 주장...호텔 "그런말 한 적 없고 그런 규정도 없어"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지난 22일 회원 수 70만 명에 달하는 한 호텔·여행 전문 커뮤니티에서는 '서울 모 특급호텔 라이브러리 애프터눈티에서 털이 나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순식간에 엄청난 조회 수와 댓글들이 달리는 등 논쟁거리가 됐다. 대부분은 체모 이슈보다 이 호텔의 규정을 탓하는 글들이었다.

23일 이 커뮤니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일 이 호텔의 라운지&바 '더 라이브러리'를 찾아 애프터눈티를 주문했다. 2인 가격은 7만9000원.

A 씨는 지인과 애프터눈티를 먹고 있는데 컵 안에 든 딸기 티라미수를 먹는 순간 '손가락 두 마디 정도 길이의 꼬불꼬불한 털'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티라미수 안에 체모가 들어간 것이다. 그것도 '꼬불꼬불한 털'이라는 점이다.

직원도 체모라는 것을 확인한 이후에 주방에 들어가 셰프에게 '털의 정체'를 확인했다. 겨드랑이털이라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방에서 나온 직원은 A 씨에게 "호텔의 모든 파티시에(제빵사)는 겨드랑이 제모를 하고 있고 반소매에 고무줄로 고정하고 있으므로 머리카락"이라고 A 씨에게 답했다.

그러나 A 씨는 체모는 겨드랑이와 머리카락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음모(陰毛)'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체모가 '꼬불꼬불'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또 다른 직원이 A 씨에게 "이런 말씀까지 드리기에 실례일 것 같아 다른 직원이 겨드랑이 제모로만 말했는데 아래 부위는 내부 규정상 모두 브라질리언 왁싱을 하게 되어 있다"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브라질리언 왁싱(브라질식 제모)의 사전적 의미는 '음모 대부분을 밀어 없애거나 가운데에 조금 남기는 스타일'을 말한다.

이 답변을 들은 A 씨는 "굉장히 당황스러워 웃음이 나왔다"라며 "이 말이 사실이라면 이 호텔 제과 부문 직원이 되려면 겨드랑이 제모와 브라질리언 왁싱을 해야 한다는 건데 상식선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글을 남겼다. 또 "겨드랑이는 그렇다 쳐도 브라질리언 왁싱을 정기적으로 회사에서 지원을 해주는 건지 확인은 어떻게 하느냐"며 의문을 나타냈다.

이 글은 순식간에 3000건 이상의 조회 수와 80여 건 이상의 댓글이 달리는 등 이슈가 됐다. 대부분의 댓글들은 체모가 나왔다는 것보다 이 호텔에 그런 규정이 있다는 것에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댓글에는 "이 규정이 진짜라면 거의 인격 모독수준이며 브라질리언 왁싱을 강요하다니, 거짓말이면 더 화날 것 같다" 등의 반응이었다.

이에 호텔 측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다는 공식 입장이다. 호텔 측에 따르면 규정에 셰프들이 제모를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는 것이다. 거기다 해당 직원은 브라질리언 왁싱을 말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 호텔 관계자는 "회사에서 셰프나 파티시에들에게 제모에 대한 지원도 없는데 그런 걸 강요할 수 없다"라며 "당시 호텔 직원은 이물질이 나온 것에 대해 고객에게 사과했고 비용을 받지 않았으며 브라질리언 왁싱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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