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먹구름에 감축 노력 타이트하게 진행될 듯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휴면카드 수가 전년대비 또 증가했다. 금융당국에서 휴면카드에 대해 지속적인 정리를 주문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3분기 이후 나타난 휴면카드 증가세는 여신금융협회가 카드사들의 비용증가를 줄이기 위해 휴면카드 표준약관을 개정한 여파가 가시화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업계에선 악화된 업황에 따라 사업비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휴면카드 수 감축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 표=미디어펜


12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신한·현대·KB국민·삼성·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8개 카드사의 휴면 신용카드 수는 649만6000매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 증가했다.

여신협회가 발표하는 휴면카드는 이전 1년 이상 기간 이용실적이 없는 카드를 기준으로 공시한다.

특히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의 경우 각각 30만7000장, 30만4000장 급증하며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실제 현대카드의 휴면카드 수는 2017년 3분기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외에 전분기 대비 휴면카드 수가 늘어난 곳은 신한카드(15만장), 비씨카드(2만1000장), 삼성카드(2000장) 순이다.

휴면카드 수의 증가는 카드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악영향을 끼친다. 카드사 입장에서 봤을 땐 개인과 법인 신용카드로 사용하지 않는 카드가 늘어날수록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소비자는 카드사 실적 악영향으로 인해 포인트 소멸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휴면카드 수가 증가한 배경엔 지난해 진행된 여신금융협회의 표준약관 개정도 한몫을 했다.  

당초 업계에선 여신금융협회가 카드사들의 비용증가를 줄이기 위해 표준약관을 개정하면서 휴면카드수가 증가할 것을 전망했다.

여신금융협회는 1년 이상 이용실적이 없는 휴면카드를 정지시킨 뒤 계약해지를 할 수 있는 기간을 9개월로 늘리는 신용카드 개인 회원 표준약관을 개정하고 지난해 10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기존에는 카드사가 휴면카드 회원에게 계약 유지 의사를 통보한 지 1개월이 지나도록 회원의 회신이 없으면 카드를 정지시키고서 재차 3개월 이내에 이용정지에 대한 해제 신청이 없으면 계약을 해지했다.

업계 전문가는 휴면카드 수의 증가는 경제학적으로 봤을 때 비효율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휴면카드가 증가하는 것은 1인당 카드 수가 증가하기 때문”이라며  “카드사 입장에서 안 쓰는 카드를 발급하기 위한 비용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경제학적 관점에서도 비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업계에서도 업황에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는 만큼 휴면카드 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를 인하하고, 마케팅 비용을 줄여야하는 등 시장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수익성 강화를 위해 효율성을 따져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휴면카드가 늘어나게 된다면 사업비나 전산비 등의 비용이 모두 매몰비용으로 잡힐 수 있다”며 “휴면카드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타이트하게 시작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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