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난 큰형 덕에 중형SUV 간섭효과
4만대 이상 주문물량 올해 안에 글쎄?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 플래그십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가 해당차급의 놀라운 파급력을 보여주며 선전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 모두를 놀라게 만들 정도의 뛰어난 가성비와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SUV선호 고객들이 사이에 한층 성숙된 문화가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현대자동차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 /사진=미디어펜


하지만 너무 잘난 플래그십 모델 덕에 피해를 보는 차급들도 등장하고 있고, 언제 차량이 인도 될지 모르는 기간과 변수가 많아 실제 판매량으로 연결될지 않을 수 도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플래그십 대형SUV 팰리세이드는 조만간 누적 계약대수 4만8000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사전계약을 시작으로 출시 약 3개월 만에 계약대수 5만대라는 놀라운 인기를 보이고 있고 꾸준히 계약대수가 늘어가고 있다. 

팰리세이드는 기존의 현대차 대형SUV 공석을 대처해 왔던 맥스크루즈를 대신해 완전히 새로운 차급의 차량으로 등장했다. 맥스크루즈 이전에는 베라크루즈가 활동을 했지만 이 역시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꾸준히 인기를 끌어온 SUV가 국내시장에 정착됨에 따라 보다 크고 본격적인 SUV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대형SUV를 원하는 고객들이 늘어났다. 

이런 소비자의 니즈가 반영된 팰리세이드가 등장하며 SUV시장을 넘어 자동차 시장의 구조를 바꿔가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경쟁모델로는 국내에서 쌍용자동차의 G4렉스턴과 기아자동차 모하비가 있고 수입차에서는 포드 익스플로러와 혼다 파일럿이 있다. 팰리세이드는 이모델 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가성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 된다. 

비슷한 가격의 G4 렉스턴이 존재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완벽한 취향파악을 끝낸 현대차의 옵션과 편의사양, 완성도를 따라가기엔 부족함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모하비의 극심한 경우 모델노후화로 경쟁상대조차 못되고 있다. 

수입차의 경우 가솔린 모델로만 대형SUV가 출시되고 있고 또 같은 옵션과 차급이면서 가격은 수백만 원씩 비싸기 때문에 위협적인 존재가 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현재 주문해도 추석이 지나야 받을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첫 등장부터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기아자동차 더 뉴 모하비, 쌍용자동차 G4렉스턴, 혼다 파일럿, 포드 익스프로러 /사진=미디어펜DB·포드·혼다


하지만 한지붕 두가족인 현대차와 기아차는 팰리세이드의 거센 인기를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국내 중형 SUV의 대명사인 싼타페와 쏘렌토가 팰리세이드의 태풍에 직간접적인 영향권 내에 들었기 때문이다. 

팰리세이드 가격은 가솔린 3.8 익스클루시브가 3475만원부터 시작한다. 싼타페 가솔린 2.0터보 가격은 2765만원부터 출발하지만 인기가 높은 2.0디젤 익스클루시브는 3205만원이며 2.2디젤 익스클루시브는 3358만원이다. 대형 SUV를 원한다면 팰리세이드로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가격구조다. 쏘렌토 역시 디젤 R2.0 마스터 가격이 3195만원으로 팰리세이드와의 가격차가 크지 않다. 

특히 대형 SUV의 풍채와 가격에 비해 기대 이상인 고급스런 실내, 편의사양 등의 높은 상품성은 팰리세이드의 강점으로 꼽히고 있어 싼타페와 쏘렌토를 고려하는 고객들의 눈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이는 판매량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싼타페는 첫달 무려 1만3076대가 팔렸다. 5월까지 1만대 이상을 판매하다가 이후 11월까지 9000여대의 판매량을 보였다. 하지만 팰리세이드가 나온 12월 8000대선으로 소폭 줄었고 올해 1월 7001대로 눈에 띄게 줄었다. 

쏘렌토는 지난해 판매량이 월 평균 5000~6000대를 보였으나 올해 1월에는 전달보다 30%가량 줄어든 3617대에 머물렀다. 

팰리세이드가 기아차의 RV 카니발의 수요까지 일부 잠식하지 않을까하는 관측도 있었지만 1월 판매량에서는 여전히 굳건한 카니발의 위상을 확인했다. 1월 카니발 판매량은 5678대로 전달보다 오히려 230여대 늘었다. 

이는 업무용과 화물, 승합 등의 다양한 용도로 사용을 원하는 고객들이 집중되는 만큼 차량의 인도기간이 길어지는 팰리세이드를 기다리기보다 빠른 구매가 필요한 고객들의 선택으로 보인다. 

앞으로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대차가 밀려드는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팰리세이드를 증산하면 싼타페와 쏘렌토 판매가 조금 더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팰리세이드는 울산 4공장에서 스타렉스와 혼류생산 방식으로 생산된다. 차량 크기 때문에 비슷한 급의 차량과 혼류생산이 이뤄지면서다. 

문제는 스타렉스역시 국내시장에서 꾸준한 안기를 자랑하고 있는 차량이어 팰리세이드의 물량을 일방적으로 늘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비인기 차종의 경우 생산물량을 조절해 인기차종의 물량을 늘릴 수 있겠지만 팰리세이드는 쉽지 않다는 게 현대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차량을 등장시킨 현대차의 앞으로 출시될 차량들까지 기대하게 만드는 역작이 팰리세이드다"며 "다만 차종간의 간섭효과는 소비자의 트렌드가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일정부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