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업계 1위 신한카드로는 현대자동차를 구입할 수 없게됐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도 마찬가지다. 

KB국민·하나카드 등과는 현대차와의 수수료 갈등을 봉합했지만 여전히 ‘역진성’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현대차와의 수수료율 갈등으로 인한 카드사의 부담과 소비자들의 불편은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 사진=미디어펜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날 이들 카드사에 공식으로 가맹점 계약 해지 통보를 하지 않았으나 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있다. 

현대차가 영업점에 신한·삼성·롯데카드를 받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4일 보낸 공문에서 10일부터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오늘 따로 공문을 보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에 위치한 현대차 영업지점에 문의해본 결과, 신한·삼성·롯데카드로는 결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지점 직원은 “현재 카드사가 수수료율에 대한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신한·삼성·롯데카드 등으론 결제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분간 고객들이 불편하시겠지만 타 카드사를 이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현대차와 수수료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카드사는 신한·삼성·BC·롯데카드 등이다. 이중 신한·삼성·롯데카드 등에 대해서 현대차가 10일부터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BC카드는 현대차가 예고한 가맹점 계약 해지일이 오는 14일로 타 카드사에 비해 양측이 협상할 시간적 여유가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다.

BC카드 관계자는 “지난 8일 현대차로부터 조정안을 받았다”며 “현재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BC카드의 현대차 조정안 검토 결과는 이르면 이주 초 발표될 예정이다. 

신한·삼성카드 등은 현대차의 조정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갈등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협상 결렬이라고까지 얘기하긴 힘들겠지만 수수료율 조정에 대한 논의가 원활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수수료율 협상이 언제쯤 종료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이번에 현대차에 0.1∼0.15%포인트 인상을 제시했고, 현대차는 0.01∼0.02%포인트밖에 못 올려준다고 맞섰다가 0.05%포인트 인상이라는 조정안을 내놓았다. 

현대차와 수수료 인상에 합의한 카드사는 0.05%포인트 내외 수준에서 협상을 타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가맹점 계약을 해지당한 신한·삼성·롯데카드 등만이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된 타 카드사들 역시 ‘역진성’이라는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카드 수수료 개편방안을 발표하면서 연매출이 30억원 초과∼500억원 이하인 가맹점의 수수료율이 500억원 초과하는 초대형 가맹점보다 높은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런 수수료율 역진성을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30억원 초과∼500억원 이하 가맹점 수수료율은 2.18%이고, 500억원 초과는 1.94%였다. 양측간 격차는 0.24%포인트다. 

현대차가 제시한 0.05% 내외로 올린다 하더라도 역진성 문제는 해소되지 않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를 기준으로 수수료율을 인상하게 된다면 타 대형 가맹점들과의 협상 역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차와 갈등을 봉합하더라도 카드사들의 부담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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