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기술개발 한계성 존재…활용성 의문
출력·저연비 등 문제 개선 시급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액화석유가스(LPG) 사용규제가 완전히 폐지되며 누구나 LPG차량등록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아직 일부모델에 국한된 차량종류와 기술력의 한계가 있다는 지적인 끊이질 않고 있다. 더욱이 미세먼지 저감대책으로 발효된 법안이지만 다른 환경문제를 야기할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어 실효성에 의문을 품는 지적이 많아지고 있다. 

   
▲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액화석유가스(LPG) 사용규제가 완전히 폐지되며 누구나 LPG차량등록이 가능해졌다. /사진=미디어펜DB


또 당장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LPG차량으로 몰리다 보면 가격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는 문제도 남아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 뿐 아니라 일반인까지 모든 LPG차량을 신규‧변경‧이전 등록하거나, 휘발유나 경유차를 LPG차량으로 개조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9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수송용 LPG연료 사용제한을 폐지하는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일부개정법률을 이날 공포했다. ‧

이에 따라 일반인도 모든 신규 또는 중고 LPG차량을 자유롭게 매매 할수 있으며, 해당 시·군·구청 소속 자동차등록업무 담당기관에서 LPG차량을 신규·변경·이전 등록할 수 있다.

또한 자동차 구조변경업체에서 일반인이 기존 보유하고 있는 휘발유차나 경유차를 LPG차량으로 개조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그동안 택시와 렌터카 등 일부 영업용 차량과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만 모든 차급에서 LPG 차량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일반인은 하이브리드차와 배기량 1000㏄ 미만 경차, 5년 이상 된 중고차 등으로만 쓸 수 있었다. 

개정법률이 시행됨으로써 기존 LPG연료 사용제한을 위반한 사용자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행정처분 관련 법률 조항도 폐지됐다. 

문제는 이 법안의 실효성이다. 현재의 LPG차량들은 기존 가솔린 엔진에 연료 공급시스템을 LPG로 바꿔주는 기화기부분만 다른 것이다. 사실상 연료공급시스템만 교체하면 가솔린 차량은 기본적으로 LPG차량으로 교체가 가능한 것을 의미한다. 

다만 이렇게 변경된 차량들의 효율성은 기존 가솔린엔진보다 조금씩 하향 조정되고 출력역시  떨어지며 LPG차량이 힘이 약하다는 사실이 재조명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전용모델이 아니다 보니 이런 문제들은 당연하다. 과거에 멈춰섰기 때문이다. 

LPG차량은 국내에서만 왕성하게 활용되고 있는 연료다. 글로벌로 봤을 때 LPG연료는 이동용 연료보다 난방용으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주력 차종도 아니기 때문에 기술개발역시 국내의 일부 업체들에서만 진행되어 왔다.

현재 LPG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엔진은 완성차 업계 기준으로 준중형급에 사용되는 1.6ℓ엔진, 쏘나타와 K5, SM6 등 중형세단에 적용되는 2.0ℓ엔진, 그랜저IG와 K7 등 준대형세단에 적용된 3.0ℓ엔진 등이 있다. 

   
▲ 르노삼성 도넛형 LPG 탱크 /사진=르노삼성


물론 가장 출력이 높은 엔진은 3.0ℓ엔진으로 최대출력 235ps, 최대토크 28.6kg.m로 3.0ℓ가솔린 엔진과 같은 수준의 힘을 발휘한다. 다만 연비는 가솔린 엔진이 10km/ℓ인 것과 대비해 LPG엔진은 7km/ℓ 수준이다. 

이 밖에 양산모델이 아닌 에프터마켓에서 LPG로 전환하여 사용하는 엔진의 경우 현존하는 모든 가솔린 모델에 다 적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양산형 터보엔진에 LPG연료 시스템을 적용해 소비자 취향에 따라 터보 LPG모델도 상용이 가능하다.

터보 LPG모델은 보통 T-LPDI엔진으로 불린다. 이 모델들은 환경부 국책사업인 친환경자동차기술개발사업 과제로 채택돼 진행됐고 현재 문제없이 사용되고 있다. T-LPDI 엔진은 가솔린 직분사(GDI) 엔진에 LPG연료 시스템을 적용한 것으로 가솔린 엔진과 대등한 성능을 발휘하면서 미세입자와 질소산화물 배출이 적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터보차저가 적용되며 낮은 RPM부터 높은 토크를 발생시켜 LPG엔진의 저RPM 토크를 보완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직분사 시스템을 적용한 LPG 직분사 차량은 애프터마켓 튜닝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기술적으로는 나름 발전해왔다. 

문제는 LPG연료의 공급이다. 현재도 수입에 의존하며 겨울철에는 가격이 상승하는 글로벌 추세에 맞춰가는 상황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되면 당연히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될 것이다. 

가솔린 이용인구의 이동으로 줄어든 세수도 문제다. 정부가 올해만 해도 다양한 국책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줄어든 세금을 다른 곳에서 추가하기 위한 방법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LPG에 더 많은 세금을 부가하는 것이다. 

장애인(3급이상)과 영업용 차량들이 정부의 지원금을 받는다고 해도 결국 기존보다 유지비가 올라가게 된다는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에도 비상이 걸렸다. LPG차는 디젤차에 비해 미세 먼지나 질소산화물이 덜 배출되지만 연비가 떨어지기 때문에 같은 거리를 운행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더 많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PG 차는 우리나라 외에는 타는 나라가 거의 없어 차를 만들어도 수출할 데가 거의 없다”며 “전기차와 수소차에 지원을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LPG 차량까지 밀어주는 게 맞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