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26일 서울시 중구 소재 신한은행 본점에서 취임 기념식을 치루고 있다./사진=신한은행 제공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26일 "신한의 조직 문화는 고객이 최우선이라는 정책을 철저하게 구현하는 문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행장은 이날 서울시 중구 소재 신한은행 본점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뒤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1980년 IBK기업은행에 입행해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뒤 줄곧 일본에서만 생활해 온 이른바 '글로벌통'이다.

일본 오사카지점장과 일본 SH캐피탈 사장, 일본 SBJ은행 법인장 등을 거쳐 2017년 3월 지주사 부사장에 선임됐고 이날 부로 신한은행장에 공식 취임했다.

그는 취임식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글로벌 진출 전략으로 철저한 현지화를 언급했다. 덧붙여 시대적 변화의 부응하고자 조직 구성원 모두 디지털 유목민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진옥동 신한은행장과의 일문일답.

Q. 금융권에 디지털과 글로벌이 화두다. 취임 이후 디지털 전략은?

디지털은 굉장히 화두가 되고 있어서 많은 변신 추구하고 있다. 직원들과 논의하고 있는 내용은 디지털을 담당하는 인력들이 유목민이 되려는 자세가 돼야 한다. 디지털 유목민의 방식을 생각해봐야겠다 하는 내용을 말했다. 사실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이루기 위해서는 그 전에 조직이 디지털을 하면서 조직에 많은 변신 있어야하고, 또 디지털 인재 확보해야 한다. 사실 지금은 우리 한국의 기업들이 디지털 기업으로 가기 위해서는 시스템의 문제, 조직의 문제 등이 있다. 먼저 인력 채용 부분에서 보면 진정한 디지털 기업으로 가려면 채용의 방식도 바뀌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과거 은행원은 상경계열 출신 뽑아서 전환배치 통해서 IT 인력으로 양성했다. 그러다보면 IT에 소질이 있는 사람들은 IT로 커가고, 디지털 부문장 하는 사람도 사실 상경계에서 오셔가지고 전환 배치에 의해 전산부에서 배치돼 IT 배웠고, 인사 이동에 의해 디지털 부문장이 됐다. 앞으로는 진정한 디지털로 가려면 IT에 대한 기본적 소양을 갖춘 사람을 뽑아서 그들이 영업점에 나가서 고객들과 접하고 또 니즈를 파악하고 그야말로 고객 정의를 개발 측면에서 시현해내는 형태로 바뀌어야하지 않을까 한다. 예를 들면 지금은 상경계 뽑아서 IT였는데, IT를 뽑아서 영업사원으로 전환해야 하지 않을까 그 정도의 발상 전환 필요한 것 같다. 돈키호테적 발상을 하지 않으면 변화와 혁신 일어나지 않아 그런 이야기 하는 중이다. 두번째로 직원들에게 돈키호테적 사고로 엉뚱한 질문을 한 게 하나 있다. IT 개발 쪽의 사무실을 없애버리자였다. 그 사람들 전부 현업 부서로 배치된다면 그들이 바로 지금 최근에 이야기하는 애자일 개발론을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까지는 현업에서 개발 의뢰하면 개발 부서에서 현업 부서에다가 요건 제기를 했다. 그런데 현업 부서는 그 요건 정의를 정확히 할 수 없다. 그러다보니 개발쪽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개발된 것들의 대부분이 불편하다. 즉 다시 말해 개발자가 현장에서 요건 정의를 할 수 있는 그런 환경 구축되어야 한다. 그러면 결국 개발자들이 개발부서에 200~300명 모여 있는게 아니라 개발자들 자체가 현업으로 나가야한다는 그런 게 애자일 개발론이라 생각한다. 내가 아까 유목민 말했는데 디지털 유목민화가 추진되면 고객 정의는 상당히 진척될 듯. 올해부터 채용에 많은 변화를 가져가야하지 않나 싶다.

   
▲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26일 서울시 중구 소재 신한은행 본점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신한은행 제공


Q. 신한금융 혁신추진위원회에서 발표한 기업 대출 내용, 추진위 의미, 은행 쪽 업무 계획에 대해 들려달라.

그룹 전체가 하나의 혁신추진위원회로 거듭났다. 특히 은행 담당하는 부분이 기업대출 혁신 부분, 혁신 성장 부문에 대한 GIB에 대한 쪽을 지원하기로 했다. 우리는 13개의 자회사를 가지고 있지만 절반 이상이 대출 업무를 하고 있다. 은행, 캐피탈, 저축은행 또 투자금융(IB) 부문, 이런부분은 사실은 여신 자금운용쪽이어서 거의 대출 쪽이 많아서 그렇게 본다면 리츠도 한 영역일 수 있는데, 그런 중복된 업무의 채널들이 한곳에서 기업 여신 제도를 혁신할 수 있는 그런 구조를 만들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거기서 가장 큰 포지션을 차지하고 인적 비즈니스 또한 많은 은행이 주도적으로 관련 방안을 실행하게 됐다.

Q. 인터넷전문은행을 추진하려다 중단했는데 향후 모바일 전략에 대해 들려달라.

비바리퍼블리카(토스)를 중심으로 구성된 인터넷은행 추진 계획은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진행됐었다. 신한은행은 파견돼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나섰고, 의견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결국 컨소시엄을 중도 이탈하게 됐다. 아직 인터넷은행 예비인가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관련 이야기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것 같다.

Q. 3개월동안 인수인계 받으며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나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에 당부받은 내용이 있다면?

조용병 회장은 조직 안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강조했다. 조직 관련해서 신한은 매트릭스화가 잘 돼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리테일, 기업 여신 쪽을 잘 챙겨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기업 부문은 시장의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기 때문에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했다. 위성호 행장과는 자주 만나 이야기 나눴다. 위 행장이 그동안 기관 영업에 대한 성과와 플랫폼 다져놨기 때문에 그 부분에 세심한 관리를 부탁했다. 디지털 부문에 대해서도 너무 근시안적으로 보지 말고 멀리 봤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 부분은 나도 공감하는 바라 직원들과 충분히 논의할 예정이다.

또 업무 보고를 받으면서 자영업자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최근 국내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표류하고 있다. 실제 고용 인원이 많이 줄었다는 보도도 많이 나왔다. 지난 2월달에 조용병 회장이 이런 팁을 준 적 있다.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때문에 힘들어하니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것이었다. 그 뒤론 개인사업자(SOHO)팀과 의논을 많이 했고 이런 프로그램을 내놨었다. 최저임금 인상에도 고용을 유지해주는 자영업자에게는 여신 금리를 0.2%포인트 인하해주는 것이다. 이 상품의 여신 잔액이 5억인지 10억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어주고 고용을 유지하고자 관련 방안을 실행했다. 더불어 2년 전부터 SOHO 사관학교를 운영 중에 있다. 자영업자의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또 강화 중이다. 자영업자들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최대한 돕고자 한다.

포용적 금융 관련해서도 덧붙이겠다. 은행장 내정되기 전 지주의 부사장직을 역임하면서 준비했던 게 희망재단이다. 한국장학회를 통해 대학생들에 지원되는 장학금 규모가 연간 2조로 엄청났다. 그런데 그중에 상당 부분이 연체되고 있어 놀라웠다. 결국 대학을 졸업 하자마자 학생들은 연체자, 신용불량자가 되는 게 가장 안타까웠다. 그래서 지난해 10월부터 한국장학회와 KCB(코리아크레딧뷰로)와 청년 부채에 대한 문제 해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자가 돼 바로 몇개월 만에 신용불량자가 되는 건 막아야하겠다는 의도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Q. 일본에 오래 있던 걸로 안다. 일본은 경기 장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 겪고 있는데 현지서 아이디어를 얻은 부분이 있다면?

동의할지 모르겠다. 글로벌은 투트랙 전략으로 전개해야 한다. 하나의 트랙은 기축통화 지역에서의 전략이고, 다른 트랙은 국가 경제 발전 속도와 함께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이는 금융 니즈 국가가 커지고 있는 신흥국가에 대한 것을 의미한다.

기축통화 지역의 글로벌 전략과 관련해 IMF 사태 당시 오사카 지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그때 너무 아픈 추억을 가지고 있는데 팔리는 건 무조건 다 팔라는 지시를 받았었다. 결국 엔화나 달러든 두 개의 통화로 환산할 수 있는 건 무조건 팔라는 지시였다. 그때 당시 한국은 지정학적 리스크 있었지만 통화의 안정성이 굉장히 약한 나라였다.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대국임에도 불구하고 통화의 안정성은 10대에 못 들어가는 그런 어려운 가진 곳이어서 은행이 아무리 잘해도 환율이 급등해버리면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전부 외국에 다 바쳐야 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CDS 금리가 상승하면 한국에서 번 돈으로 이자를 다 내야 했다. 기억할 지 모르겠지만 리먼쇼크가 발생하기 전 한국의 원화가 가장 강세였다는 2007년 당시, 그때 엔화 조달금리 가 0.3%정도였다. 그러다 리먼쇼크가 터지자 4%, 10배가 넘게 급등했다. 그에 따라 이자도 10배를 넘어섰고 만기에 갚으려면 원금이 2배가 되는 현실에 처했다.

결론은 기축통화 지역에서의 글로벌 전략은 그 지역의 기축통화를 조달할 수 있는 채널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법인인 SBJ은행을 설립할 때 고집을 피운 부분이다. 사실 SBJ 은행 설립한 뒤 당시 리먼쇼크가 끝났을 때 2500억원의 자금을 한국에 보낸 적 있다. 신한은행 엔화 조달에 큰 역할을 했다는 자부심이 있다는 이야기다. 개인적으론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감안할 때 기축통화 지역에 분명히 똘똘한 채널을 하나 가지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또 글로벌에 대해 우리가 생각할 때 몇 개국에 몇 개의 점포가 나가 있다는 말씀(자랑)을 하더라. 하지만 이런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가능성 있는 곳에 집중 투자해서 그 지역에서 초격차를 이뤄야한다. 예컨대 베트남이 나름대로의 의미 있는 성장을 하고 있는데, 이 국가에는 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베트남에서 한국계 은행끼리의 유의미한 성장보다는 베트남 국민들에게 유의미한, 베트남 로컬뱅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정도의 규모와 운영방식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그쪽의 로컬 뱅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의 형태, 규모, 오퍼레이션을 갖춰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론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그 지역에서 초격차를 벌이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의미다.

물론 캄보디아나 미안먀 등도 주목하는 국가다. 그러나 한정되어 있는 우리의 자본력을 여기저기에 뿌리기 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제대로 해 유의미한 모습을 만들어나가는 것으로 생각한다.

일본쪽에서 오래 근무했었다. 글로벌 위기로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 초고령사회로 넘어간 일본, 우리가 한 10년 정도 늦은 사이클로 일본을 따라가고 있다고들 한다. 하지만 일본과 우리는 연령이나 인구구조는 비슷하지만 산업에서는 다른 그래프를 가지고 있는 점을 유심히 봐야 한다. 한국은 삼성 등 대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가 점점 심화되고 있고, 일본은 중소기업이 나름대로 많이 남아있다. 그래서 인구의 트렌드, 인구 그래프는 같을지 모르지만 그 밑에 사회를 받치고 있는 산업 그래프는 양국에 차이가 있다. 예컨대 일본이 고령 사회로 갔으니 그때 그런 상품이 유행했다, 이런 측면은 안맞는 것 같다. 연금시장 같은 경우도 일본은 정년퇴직 해서 그 연금을 받으면 연금으로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하다. 그래서 연금마켓이 형성됐는데 한국은 다르다. 국내의 연금마켓이 생기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26일 서울시 중구 소재 신한은행 본점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신한은행 제공


Q. 올해 경영 목표와 이를 위해 집중해야 할 부분은?

경영목표에 대해선 직원들과 여전히 많은 논의 중이다. 일단 기업금융에 대해 말하겠다. 국내에서 기업 운용 시장은 굉장히 치열한 곳이다.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 숫자는 점점 줄고 있어 경영 계획을 어떻게 가져가야할지 고민스럽다. 현재 우선적으로 보는 곳은 WM 부문인데 이 부분은 우리 신한금융. 신한은행의 경영철학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 함께 고민하려고 한다. 나중에 자세히 말하겠다.

Q. 기축통화 지역 관련해서 많은 이야기 들려줬는데 해외서 M&A 계획이 있는지.

생각같아선 M&A에 나서고 싶지만 사실 어느정도 규모가 되지 않으면 그 지역에서 도움이 안된다. 과거 일본 SBJ은행을 만들 때 기획하면서 주장했던 게 만에 하나 제2의 IMF로 통화 위기에 처한다거나 하는 일이었다. 관련 위기가 발생해 서울에서 도와주려고 한다 치면 기축통화 지역에서 전체 모체보다도 최소한 5분의 1정도 수준이 되지 않으면 도울 수도 없고 의미도 없어서 기축통화 지역에서의 어느정도 의미를 가져야 한다. 결국 자산이나 통화에 투자하더라도 자본의 한계가 있어 상당한 어려움 뒤따른다는 의미다.  그러나 신한의 역사 보면 느낄 수 있는 것도 있다. IMF 통화위기 찾아왔을 때 한국에 있는 은행은 모두 적자였고 유일하게 신한만 흑자를 냈던 때가 있다. 흑자 낸 이유는 국내 영업 부문에서는 적자였지만 신한은행이 그때 가지고 있던 작은 은행이 있다. 미국의 내셔널뱅크라는 지점 3곳에 불과한 은행이 있었는데 2000만달러를 주고 산 그 은행에서 매각 차익을 얻은 경험이 있다. 지점을 판 시점에 환율이 폭등하면서 일회적으로 매각 차익이 실현된 것이다. 덕분에 은행도 흑자가 나서 합병 사태를 피하게 됐다.

결국은 이런 게 프토플리오라는 설명이다. 우리가 아무리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어도 내가 팔고 싶을 때 파는 건 재산이 아니다. 글로벌 전략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위기 올 때 신흥국도 같이 위기 온다. 우리가 위기일 때 그쪽 팔려고 하면 거기도 가격이 폭락돼 있어서 결국은 전략적으로 보려면 그 반대지역을 공략해야 한다. 그곳은 미국이나 일본이다. 유동성이 있는 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기축통화 지역을 강조했다.

Q. 제로금리 시대를 살다가 국내로 왔다. 국내 은행 산업도 최근 저금리 시대에 들어섰는데 현 상황에 대해 진단한다면. 또 글로벌 시장 진출 때 일본이 경쟁 상대가 되는 사례가 많이 있다. 기업금융 부문은 일본이 너무 잘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일본은행에 배워야 할점, 또는 국내가 더 잘할 수 있는 점은 무엇인지.

사실 일본의 제로금리 시장은 어디에도 논문이 안나와 있고 누구도 예측 못했던 시장이다. 당시 고다 총리가 제로금리 가지고 나왔을 때 다들 미쳤다고 했다. 심지어 SBJ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지준이 있었다. 예컨대 자금이 나오면 중앙은행이나 등에 돈을 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돈을 넘겨 놓으면 거기서 이자를 떼갔다. 1억을 맡기면 이자를 떼가고 9900억원밖에 안해줬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서로 자금을 보관하지 않으려고 했다. 심지어 일본 대기업들이 은행에다가 예금하려고 하면 협상하려고 한다.. 보관료 얼마 낼래라는 게 일본 제로금리 시장이었다. 그때는 예금을 들고 오는 손님이 무서운 때였다. 사실 지금도 일본은 제로금리에 대한 대책이 없다. 특히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거쳐오면서 기업의 내부유보가 엄청 많은 나라였지만, 동경 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회사의 58%가 실질적 무차입 경영이다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즉 그 기업들은 돈을 안 빌려도 살아남는다는 의미다. 사실 SBJ은행이 유의미한 성장을 했던 건 일본의 신용등급 변동성이 적었기 때문이다. 즉 다시 말해 6등급으로 분류된 사람은 그냥 6등급이다. 그 6등급을 우리나라에 가져올 때는 8등급으로 바뀐다. 예를 들어 신용등급의 변동성이 한국에는 엄청 크고, 일본은 6등급으로 판단된 뒤에 부도나도 6등급이다. 그러다보니 등급별로 갖는 중금리대출 시장 부분이 탄탄하다. 그래서 제로금리임에도 6% 대출 금리가 있다. 그게 틈새시장이고 그걸 잘 파고들어야 하는데 사실 일본의 대형 은행들은 그쪽에 가지 않는다. 고금리대금업 안하겠다는 자존심이 있어서 우리가 그 부분을 파고들고자 했던 게 전략이었다. 결론은 이를 한국에서 어떻게 접목할 것이냐의 문제로 연관되는데 이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일본은 그러면 어떻게 살았느냐 물었을 때 일본의 스미모토은행, 도쿄미쯔비시는 국내 영업에서는 전부 다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인터뱅크의 미니마켓에서 이익을 내고 있다. 즉 다시 말하면 자기네들이 기축통화기 때문에 그 엔화를 일본에서 중국이나 베트남으로 가져가면 엔화 대출을 받으려는 이들이 줄 서 있다. 거기서 이익 난다. 결국 이는 통화의 본질에서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미국이나 일본은 통화를 가지고 글로벌 시장에 나가는 것이고 한국은 이를 달러나 엔화로 바꿔 가져가야 하는 환리스크가 우리한테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계 은행이 해외에 진출해서 영업을 잘하려면 현지화되어 있는 게 중요하다. 현지 통화를 가지고 영업해야 한다는 것이다. 

Q. 조직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신한의 조직 문화를 어떻게 가져갈건지.

조직문화는 내가 다르게 생각하는 게 없다. 결국 그 조직이 무엇을 추구하려고 하는지, 또 그 추구하려는 부분이 직원들에게 어떻게 체화돼 있는지, 직원들이 그 체화된 조직의 방향성을 어떻게 고객들에게 행동하고 있는가가 중요한 것 같다. 사람들이 신한은행의 조직문화를 말할 때 응집성, 팀웍, 연수문화를 내세우는데 신한 조직 문화는 고객 중심으로 가야하겠다. 고객이 최우선이라는 정책을 철저하게 구현하는 문화가 돼야 한다.

Q. 역대 행장 취임식에서 빠지지 않고 나왔던 문구가 '리딩뱅크(1등 은행)'이다. 이번에는 진정한 리딩뱅크라는 수식어가 포함돼 있던데, 경쟁자인 KB국민은행을 염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리딩뱅크를 위한 전략은?

진정한 리딩뱅크는 재무적인 차이에서 난다고 생각 안한다. 단순히 2000억원 더 벌었다고 해서 그 은행이 리딩뱅크라고 판단하는 것에는 사실 동의하지 않는다. 예컨대 감명 깊은 기업의 일화가 한가지 있다. 독일의 지멘스라는 기업의 일화인데 이익을 위해 영혼을 팔지 말아라는 경영 철학이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론 지멘스와 추구하는 바와 같이 진정한 상인은 상대의 이익도 생각하면서 자기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은행은 고객을 이익의 창출 수단으로 봐서는 안된다는 똣이고, 은행은 고객의 자산을 증식시키는 걸로 명제로 봐야 한다. 그래야 이익이 나고 그게 진정한 리딩뱅크다.

Q. 신한은행의 고객 수는?

활동성 계좌수로 KB국민은행 1400만, 신한은행은 1000만인데 숫자로 줄 서는 것보다는 진정한 리딩뱅크를 추구하고자 하는 게 우리 방향이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