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1Q 영업익 2957억원…LG화학 2754억원
몸집 불리기·사업 다각화 노선 유지…국제유가 주목
   
▲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왼쪽)·김교현 롯데 화학 BU장/사진=각 사


[미디어펜=나광호 기자]4년째 진행 중인 국내 석유화학 1위 쟁탈전에서 롯데케미칼이 올 시즌 초반 선두로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2957억원, 275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LG화학이 3배 가량 많은 영업이익을 냈던 지난해 4분기 성적표가 한 분기 만에 뒤집힌 것이다.

이는 LG화학 전지부문이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화재로 1200억원을 지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석유화학부문은 398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전지부문은 1479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같은 상황 가운데 양 사가 2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화학은 △납사크래커(NCC) 대정비 종료 △고기능합성수지(ABS) 및 고흡수성수지(SAP) 등 신규 가동물량 효과 △2세대 전기차 물량 확대 등이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정부의 ESS 화재 조사 결과 발표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주된 ESS 신규 설치는 0건으로, 발표가 예정(6월 초)보다 늦어질 경우 전지부문의 수익성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LG화학 대산공장(왼쪽)·롯데케미칼 울산공장/사진=각 사


롯데케미칼은 5년간 4조원을 투자해 만든 미국 에탄크래커(ECC)를 중심으로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 루이지애나에 들어선 이 설비는 셰일가스에 함유된 에탄을 분해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것으로, 연간 생산량은 100만톤 수준이다.

이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할 경우 롯데케미칼의 연간 에틸렌 생산량은 450만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국내 화학사 중 가장 많은 것으로, 글로벌 순위에서도 7위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올 하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는 울산 메타자일렌(MeX)·여수 폴리카보네이트(PC) 등 국내외 설비 신증설 및 롯데첨단소재 흡수합병도 언급되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첨단소재는 각각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갖고 있어 합병시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평가된다.

국제유가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 전면 중단 결정을 내리고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드는 등 갈등 심화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그렸으나, 사우디가 증산을 시사하면서 돌연 급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경기가 둔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석유화학 제품 수요 진작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국제유가 상승은 마진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 사가 수장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석유화학 몸집 불리기와 사업 다각화 노선을 더욱 분명히 한 것이 특징"이라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난관을 누가 먼저 극복할 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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