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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민의 의학칼럼]18번 노래를 자주 흥얼거리는 치매할아버지
노인음악인지치료는 감정조절능력, 삶의 질, 행복감의 향상에 도움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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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05-05 18: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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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천소망요양병원 진료협력팀장
판소리 흥보가를 무척 좋아하는 치매할아버지가 계십니다. 이 어르신은 특히 조통달 판소리명인이 부르는 흥보가를 가장 좋아합니다. 

판소리는 하늘에서 내려와 사람에게 깃들고, 허공에서 나와 자연에서 이루어진 음악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이 할아버지는 흥보가를 듣고 신명나게 부를때면, 마음으로 느끼고 가슴이 벅차오르고 정신이 맑아집니다. 특히 알싸한 감칠맛을 느낀답니다 

이처럼 음악은 모든 사람들에게 치료적 효과를 나타냅니다. 특히 감정조절능력, 삶의 질, 행복감향상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미국 뉴욕에 사는 잭슨 할아버지는 블루스음악을 매우 좋아합니다. 잭슨 할아버지도 최근 정신과의사에게 치매 진단을 받았습니다. 블루스음악은 인간의 슬픔, 고뇌, 극도의 절망감 등이 드러나 있고, 특히 해방된 흑인 노예들의 눈물로 범벅이 된 비참한 생활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죠.

여러분도 몹시 좋아하는 한두곡의 노래가 있으시죠? 왜 그럴까요. 

2002년경 국내에서 정신과의사가 발표한 음악치료 논문에 따르면, 음악치료는 인간의 감정조절능력 향상, 삶의 질 향상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고 증명되었습니다

그 이유를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보먄 다음과 같습니다. 인간무의식 속에 깊이 저장된 청각적 환경(acoustic environments) 때문이죠. 아이들은 세상에 태어나기 전 엄마 뱃속에서 10개월을 지냅니다. 

임신20주경에는 아이의 청각기능이 완성되고 목소리를 기억할수 있습니다. 그래서 임신20주 이후부터, 아이는 엄마 뱃속에서 온갖 소리(sound) 를 듣고 동시에 기억하며 자랍니다.

엄마가 부드럽게 배를 쓰다듬는 소리, 아빠가 출근하기 전 뱃속 아가에게 사랑해! 라고 말하는 꿀이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 엄마가 하루에도 수십번씩 아가에게 다정하게 속삭이는 부드러운 음성, 엄마가 청소기 돌리고 설거지 하는 소리, 태교음악 소리, 개와 고양이가 짖는 소리, TV소리, 엄마가 외출시 자동차에서 나는 소리 등등! 세상의 다양한 소리를 듣게 됩니다. 

이 모든 소리가 합쳐저서 그 아이의 깊은 무의식속에 독특한 청각적 환경의 기억저장창고가 만들어집니다.

그후 아이는 태어나고 다양한 세상의 소리 중에, 음악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자기 취향과 스타일에 따라 18번 노래들이 결정되어 집니다. 

아이의 깊은 무의식 속에서 1~2곡의 노래와 청각적 화학반응(acoustic chemical response) 이 발생하게 되는거죠! 그러니 18번 노래를 듣거나 부르면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 듯 감정에 흠뻑 빠져들고 눈을 지긋이 감고 깊이 몰입하게 됩니다.

위의 두 분의 할아버지는 치매진단을 받은 뒤에도, 기억저장창고에 녹음된 18번 노래가 
계속 무한반복재생(replay) 되며 자주 흥얼거립니다. 비록 두분의 현재와 미래는 치매환자 일지라도, 과거에서는 홍보가와 블루스음악을 흥얼거리는 흥을 주체 못하는 흥부자 이니까요.

이처럼 치매어르신은 치매전문요양병원에서 노인음악인지치료를 통해, 감정조절능력, 삶의 질, 행복감의 향상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정성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천소망요양병원 진료협력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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