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부회장 체제 5년…‘뉴삼성’ 시동
경영만 해도 모자랄 시간에…검찰 수사 가혹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오는 10일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병상에 누운지 만 5년이 되는 날이다. 이 회장의 빈자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사실상 삼성을 이끄는 동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좋은 일도 많았지만,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구치소에 수감되는 등 부침도 있었다. 최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문제가 불거져 수사를 받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현재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VIP 병실에 입원 중이다. 병세나 치료 진행 상황에 대해 공개된 바는 없지만, 현재 인공호흡기나 특수 의료장비 없이 주로 병상에 누운 상태로 자가 호흡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의식을 찾지는 못했지만 건강 상태는 안정세에 들어섰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키며 쓰러져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고,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이후 이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들은 수시로 이 회장의 병실을 찾으며 건강 상태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왼쪽) 이건희 삼성 회장과 (오른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부회장 체제 5년…‘뉴삼성’ 시동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삼성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됐다. 동일인은 기업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인물을 의미한다. 이 회장이 쓰러진 이후 그의 부재에 대한 우려가 많았지만, 2017년에 이어 2018년에도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는 등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삼성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이 부회장의 대외 활동도 잦아졌다. 이 부회장은 올해 초 이낙연 국무총리와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이후에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면담도 진행했다. 경영 행보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이 부회장은 2030년까지 총 133조 원을 투자하고 1만5000명을 채용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다만 부침도 있었다.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며 구치소 수감을 피하지 못했고, 지난해 2월 출소한 이후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문제가 불거지며 다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 달 26일 출시를 앞두고 있던 ‘갤럭시 폴드’의 출시가 연기되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경영만 해도 모자랄 시간에…검찰 수사 가혹

삼성전자의 실적을 좌우하는 반도체 사업도 녹록치 않다. 급기야 지난 1분기에 매출 14조4700억원, 영업이익 4조1200억원을 기록하며 “삼성마저 실적이 하락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이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예견된 것이었다. 이에 이 부회장은 비메모리 분야의 육성을 통해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재도약할 계획이다.

문제는 경영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시점에 이 부회장이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다는 점이다. 현재 이 부회장은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고,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문제까지 겹치며 경영 행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졌다. 특히 삼성바이오 문제의 경우 ‘증거 인멸’ 사태가 부각되며 이른바 ‘윗선’까지 수사망이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의혹만 가중된 상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와 관련한 검찰의 과한 언론플레이가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의 잘잘못은 법정에서 가리고, 잘못이 확정 됐을 때 비판해도 늦지 않다”며 “아직 의혹만 있는 상태에서 과도한 언론플레이로 삼성을 ‘악’으로 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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