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분리판 2공장 이르면 올 하반기 착공"
내년까지 자동차용 강판 비중 80% ↑ 계획
   
▲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사진=현대제철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지난 3월 현대제철 단독 대표이사에 오른 안동일 사장이 녹록지 않은 글로벌 경영환경 속 회사 체질을 바꿔야 하는 해결사 역할을 다짐하고 나섰다. 제철산업에서 ‘설비·생산 전문가'로 손꼽히는 만큼 자동차 강판 등 고급재 철강 투자와 생산성 확보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경영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영업이익률은 2015년 9.1%, 2016년 8.7%, 2017년 7.1%, 지난해 4.9%까지 하락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해양플랜트 대규모 영업손실과 수주 난항을 겪었고 현대·기아자동차는 글로벌 판매에서 주춤했다. 조선사와 자동차기업이 주요 고객인 현대제철 실적에 금이 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안 사장은 취임 첫해인 올해 고급재 철강시장 파이 키우기를 최우선에 뒀다. 글로벌 완성차 강판 품질과 거래량을 늘려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현대제철 사장을 맡기 직전까지 포스코그룹에서 광양제철소장, 포항제철소장 등을 역임한 생산분야 전문가다. 경쟁사 출신을 선임한 만큼 그룹 차원에서도 안 사장에게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내년까지 전체 판매량 중 자동차용 비중을 80%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보다 2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를 위해 안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현대제철의 핵심기지인 당진제철소에 사무실을 내고 현장 진두지휘를 하고 있다. 가동한 지 9년째인 당진체철소 제1고로의 지난해 생산량은 2148만톤을 기록했다. 안정적인 당진제철소의 생산체계를 기반으로 원가 절감과 품질 향상 방안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시장 변화에 대한 선제적 투자도 한창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3월부터 연간 30만대 규모의 인도 아난타푸르 신규 스틸서비스센터(SSC)를 가동하며 판매망을 늘렸다. 기아차의 인도 시장 전략 차종인 SP2 등에 적용되는 고품질의 자동차강판을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차 수소차에 공급할 금속분리판 사업장 확대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연간 1만6000대 규모의 금속분리판 1공장이 양산을 하고 있다. 2공장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차가 수소차 2만대를 판매할 경우 매출은 1500억원, 이익률은 10% 이상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테슬라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상대로 자동차 강판 판매량이 증가하는 등 성과도 하나씩 나타나고 있다. 올해 1분기 현대제철 글로벌 자동차 강판 판매량은 16만3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늘었다. 

안 사장은 제품 가격 협상에 공을 들이며 수익성 극대화에도 힘 쓰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국내업체들과 자동차 강판 가격 인상을 두고 협상 중이다. 현대기아차에 30달러 인상 부분을 제시했다”며 “이달부터는 해외업체들과 협상을 시작하는데 30~40달러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철스크랩(고철) 구매가격을 낮추는 행보도 보인다. 현대제철은 일본, 미국 등에서 매입해 오는 제품 생산 원재료인 철스크랩 가격을 약 35% 내렸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철스크랩 매입에 5조7000억원을 사용했다. 철스크랩은 전기로 제강 제조원가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원료인 만큼 구입가격을 내려 수익성 향상을 꾀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납품처를 다원화하고 제품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철근 가격 등 인상도 시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 뿐만 아니라 조선사들을 상대로 장기물량을 확보하려는 데 주력한다면 수익성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