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제품라인 이해도 높이기 위해 '고객소통' 창구
심심한 현대차그룹에 즐거운 펀카 이미지 안착 위한 노력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강원 인제의 속도를 즐기는 운전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인제스피디움에 현대차그룹 산하의 자동차 브랜드 마크가 큼직하게 적혀 있는 표지판이 눈길을 끈다. 

지난 4월부터 현대차그룹이 인제스피디움에 거액을 지불하고 계약을 맺으면서 시작된 풍경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고객행사를 비롯해 차량 테스트 등을 진행하는 고객소통 창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8일 현대자동차그룹이 연 '드라이빙 아카데미' 언론 공개행사가 진행됐다. 교통규칙과는 무관하게 오롯이 속도를 즐기기 위한 서킷 주행 기술을 배우는 과정이다.

이미 2017년부터 시작해온 이 행사는 국내 다양한 서킷에서 진행돼 왔고 올해부터는 인제스피디움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드라이빙 아카데미는 선착순으로 4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하지만 경쟁이 치열해 이른바 '광클'을 해야만 신청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한 프로그램이다. 전문 교육뿐 아니라 인제 스피디움 라이선스까지 획득할 수 있어 자동차 마니아 사이에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올해는 주요 과정이 대폭 확대됐다.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다. 안전한 운전을 배우는 기초부터 카레이서 입문교육까지 총 4개 단계로 세분화됐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드라이빙 아카데미와 고성능 'N', 트랙 데이도 마련됐다. 소비자가 고성능 차량을 직접 타보고 느껴볼 수 있는 체험의 장이다.

이날 참가한 프로그램은 1단계 기초과정을 마친 고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2단계 과정을 체험해봤다. 이론 교육과 실기, 서킷 주행 등이 커리큘럼에 포함돼 있다. 스피드에 목말라 있는 고객들에게 추천해볼 만 한 과정이었다. 

프로그램 운영은 조별로 전문 강사가 프로그램 전 과정을 밀착 교육한다. 이들은 국내 자동차경주협회가 인정하는 프로레이싱경주에 참가하는 선수들로 프로 카레이서다.

실제 차에 탑승하기 전에는 기초적인 안전에 대한 이론 교육이 진행된다. 차량의 움직임에 관련된 정보와 위기상황에서 대처하는 방법 등이다. 1단계의 과정을 거치고 넘어간 2단계 과정이기 때문에 기초 지식을 상기시키는 수준의 교육이 진행됐다. 

   
   

이후 몸을 풀기 위해 라바콘 사이를 지그재그로 지나는 '슬라럼'과 장애물을 피해 정해진 구역에 정확하게 서는 '타깃 브레이킹'을 해봤다.

전문 강사는 스티어링 휠을 꺾고 브레이크를 있는 힘껏 밟는 정도와 시선 처리까지 꼼꼼하게 점검했다. 리듬이 흐트러져 페달을 밟는 순간까지 모두 포착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수정도 할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고 왜  문제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온종일 교육을 전담한 전대은 전문 강사는 "차량에 좌우로 가해지는 하중 이동을 느껴야 한다"며 "1단계에서 익힌 감각을 빨리 기억해내야 서킷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수시로 운전대를 잡는 법부터 시트 높이, 등받이 각도까지 들여다 봤다. 왼발은 지지대를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머리 위엔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간격을 둬야 시야를 방해받지 않는다.

이론교육과 기초 슬라럼 교육을 마치고 서야 서킷에 입성할 수 있었다. 자세한 설명을 듣고 직접 코너를 통과했다. 서킷에서 사용된 차량은 벨로스터와 K3 GT 등 현대·기아차의 스포티한 모델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전문 강사가 모는 차량을 뒤따라 내달렸다.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자 머릿속에 서킷이 그려졌다. 바깥쪽에서 코너로 최대한 붙은 뒤 다시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운전 방법이 몸에 익었다. 미리 속도를 줄인 뒤 코너를 찍고 나올 땐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가속했다.

교육 도중 전문 강사가 '앞질러 가라'며 신호를 보냈다. 혼자서 서킷을 도는 움직임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그는 뒤따라오면서 각 코너 끝 지점에 다다르면 무전기 너머로 "바깥 공간을 충분히 활용해야 합니다, 커다란 원이 된다는 생각으로 주행해 보세요" 등과 같은 조언을 꾸준히 전달해 보다 이상적인 라인을 그리며 서킷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인제 스피디움을 10바퀴가량 달리며 운전해보니 체력 소모가 상당했다. 이날 진행된 프로그램으로 약해보였던 현대기아차의 차량 퍼포먼스가 일반인들이 즐기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부족함을 느끼는 운전자도 있겠지만 전문 드라이버가 아닌 이상 재미로 즐길 수 있는 충분한 퍼포먼스라는 것이다. 

이날 프로그램은 이해를 돕기 위해 짦게 진행됐지만 일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할 때는 약 6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그만큼 더 세심하고 철저하게 고객의 안전을 위해 시간을 하례하는 것 이라고 전대은 전문강사는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거액의 비용을 지불하고 이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그 동안 고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프로그램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서킷에서의 행사는 보통 고급 수입차들이 많이 진행해왔던 프로그램으로 국산차 고객들은 참여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이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서킷주행 프로그램으로 보다 많은 운전자들이 자동차를 활용한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앞서 오픈해 인기를 끌고 있는 전시공간 현대모터스튜디오와는 다르게 진일보된 모습의 자동차 문화 형성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전시공간과 휴식공간에서 멈추지 않고 자동차를 직접 운전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며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늘려가고 있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만의 소통방식이다. 

현대차그룹 드라이빙 아카데미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갔다. 운전 경력을 보유한 사람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달리는 법을 배우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