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팀장 유모씨, 박 회장 5촌조카 '사촌누나 아들'…2003년부터 근무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박 회장의 위법 행위에 가담한 핵심 인물인 총무팀장이 박 회장의 조카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지역 이사장에게 골프장 회원권 이용과 골프장 예약 등을 주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의 조카는 현재 지난해 3월 인사발령을 받아 타지점 팀장으로 보직을 이동한 상황이다.

   
▲ 지난 22일 진행된 재판 이후 광주지방법원을 나서는 박차훈 새마을중앙회장의 모습/사진=미디어펜


23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박 회장이 당선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기간동안 총무 팀장으로 근무한 유모씨는 박 회장의 5촌 조카로 파악됐다. 유 씨는 박 회장 사촌누나의 아들이다.

그는 2003년 2월부터 동울산새마을금고 직원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박 회장은 1997년 동울산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 선출된 이후 6회 연속으로 재선에 성공해 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유씨는 박 회장이 선거에서 영향력이 있는 인물들에게 금품·향응을 한 것으로 보이는 2017년 동울산새마을금고의 총무팀장을 맡고 있었다.

실제 유씨는 전날 진행된 재판에서 박 회장을 대신해 대구지역 이사장에게 골프회원권을 제공한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2017년 6월 동울산새마을금고 총무팀장을 지내면서 박 회장을 수행했다”며 재판에 참석한 증인 김 모씨 등 대구지역 이사장에게 골프장 예약을 해준 사실을 밝혔다. 

이어 “골프장을 예약한 이후 박 회장에게 보고를 했다”며 “박 회장도 첫 골프장 예약 이후 별다른 얘기가 없어 계속 (대구지역 이사장에게 골프장 예약을) 해주라는 얘기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대구지역 이사장에게 밀양에 소재한 한 골프회원권 이용을 통해 약 65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한 혐의 등 총 약 1500만원 상당의 금품 제공 혐의를 받고 있다.

새마을금고법 제22조 1항 1호에 따르면, 임원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회원이나 그 가족에게 금품·향응, 그 밖에 재산상의 이익이나 공사의 직을 제공, 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가 금지돼 있다. 

박 회장 측은 골프장회원권은 타 후보들도 제공한 바 있는 대단한 혜택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대구지역의 한 이사장은 유씨에게 선거를 암시하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선거를 앞둔 2017년 12월 7일, 골프회원권을 이용한 한 대구지역 이사장 김모씨는 유씨에게 "골프 예약을 해줘서 너무 고맙습니다"라고 문자를 보내고 4분 뒤 "우리 2월 2일을 생각하며 열심히 도웁시다"라고 덧붙였다.

2018년 2월 2일은 제17대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가 치뤄진 날로 박 회장은 제17대 새마을금고중앙회장에 당선됐다.

뿐만 아니라 유씨는 2017년 전국 새마음금고 대의원 선출 이후 대의원 명단도 따로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유씨는 “총무팀장으로 근무할 당시 (대의원 명단을) 제가 만든 것은 아니고, 만들어져있는 것을 받았다”며 “선거 이후 파기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대의원 명단을 선거 운동을 위해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검사의 질문에 대해 “(명단을 이용해 선거 관련된) 전화나 연락은 전혀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박 회장은 새마을금고중앙회장 당선 과정에서 불법 선거 의혹 혐의를 받고 있다. 

박 회장은 선거에서 영향력이 있는 회원들에게 송이버섯, 그릇세트, 과일세트 등 물품과 골프회원권 제공 등 총 약 1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가 있다.

새마을금고법 제85조3항에 따르면, 임원의 선거 운동 제한을 위반했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박 회장의 해당 혐의에 대해 분석한 법조계 전문가는 벌금형 혹은 집행유예가 선고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가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선고받게 된다면 새마을금고법 제21조 1항의 5, 6호에 따라 직위가 해제될 가능성이 높다. 

박 회장의 다음 기일은 오는 7월 3일 오후 2시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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