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륨모델 안착 못해 '아쉬움' 남겨
새로운 시장 개척 가능성 열어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의 기대주이자 야심작이었던 르노 클리오는 첫 등장이후 지난 1년간 국내 소형 해치백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르노 클리오의 등장으로 국내 완성차 시장의 해치백에 대한 관심도를 상기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또 소비자들과 업체들이 해치백모델을 다시 보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도 했다. 하지만 르노삼성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아쉬움을 남겼다.

   
▲ 르노 클리오 /사진=미디어펜


30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등장한 프리미엄 해치백 르노 클리오는 지난 4월까지 약 4000여대가 판매됐다. 신차 기근이던 르노삼성의 볼륨모델이 되길 기대했던 역할과 신시장 개척과 함께 시장 활성화라는 목표달성에는 아쉬움을 남긴 수치였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클리오의 등장과 함께 해치백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큰 변화를 가져왔다. 국내시장에서 몇 안되는 해치백 모델인 현대기아자동차의 i30과 K3GT 등과 같은 모델의 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고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 르노 클리오는 해치백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르노 클리오의 저력은 프리미엄 해치백으로 등장해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개성을 드러내기 좋아하는 2030세대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이 한몫을 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해치백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 시장에서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아이콘 역할을 할 차량으로 소개되며 독보적인 입지를 굳혔다. 르노 클리오는 지난 1년간 해당세그먼트의 경쟁모델인 i30보다 약 1.5배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고 여전히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클리오 론칭과 함께 르노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르노 엠블럼을 그대로 유지하고 풀패키지 형태로 판매하는 등 완제품 수입의 형태로 판매되는 만큼 수입차로 포지셔닝했다. 수입차 시장에서의 경쟁차로는 유럽내 라이벌 푸조 208을 조준했다.

클리오의 판매량은 당초 르노삼성의 목표량 월 1000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의미있는 판매를 이뤄냈다. 엑센트의 경우 가격은 1000만원 초중반으로 클리오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오히려 판매량은 클리오가 앞섰다. 프리미엄 소형차를 원하는 수요가 움직인 것이라는 평가다.

클리오의 인기는 소형차만의 장점에 프리미엄 감성을 더하고 소형차의 작은 차체에서 비롯된 가벼운 무게와 그에 따른 높은 연비, 운전 용의성 등이 운전이 서툰 젊은 고객들의 시선을 끌었고 르노의 모터스포츠 DNA가 담겨있어 운전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런 르노 클리오의 모습에 현대기아차도 고성능 버전의 일환인 추가 트림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대차의 i30N라인과 기아차의 K3GT가 이에 해당하는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 2020년형 르노 클리오 /사진=르노


물론 두 모델 모두 고성능 차량의 중요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에서 파생모델로 등장하기는 했지만 해치백 모델에 새로운 트림을 추가하는 것은 국내시장에서 과감한 도전이었고 이런 도전의 기틀마련을 클리오가 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르노 클리오가 풀어야 될 과제들이 남아있다. 

현재 엔트리모델에도 추가 되고 있는 첨단 안전·편의 사양의 부족과 함께 수려한 외관과 달리 빈약한 내부 인테리어는 경쟁모델들에 비해 아쉬운 부분이다. 또 게임체인저로서의 임무완수를 하지 못하고 새로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오명은 아직 남아있다. 

르노삼성의 클리오에 대한 기대는 지금은 퇴물이 됐지만 과거 SM6가 중형세단의 신흥강자로 등장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의 해치백시장 성장이었다. 죽어가는 중형세단시장을 새로운 경쟁구도로 살려냈던 전적이 있는 만큼 해치백시장을 키워 볼 계획 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대에는 못 미치며 큰 성과를 기록하지 못했고 일정수준의 판매량은 유지하고 있지만 르노삼성의 볼륨모델로 자리하지는 못하고 있다. 더욱이 출시 1년이 넘어서며 연식변경모델 등의 추가 투입도 고려해야 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클리오가 신모델이 아니었던 만큼 아직 가능성은 열려있다"며 "구형 모델로도 선방한 클리오인 만큼 5세대 모델의 등장과 함께 조금 더 많은 수요를 집중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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