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C·ODC 준공식 26일 개최…빈 살만 왕세자 참석 예상
5조원 규모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 발표 가능성 있어
   
▲ 무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왼쪽)·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사진=사우디 비전 2030 홈페이지·에쓰오일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에쓰오일이 4조8000억원을 들여 건설한 잔사유 고도화 시설(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컴플렉스(ODC) 준공식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우디 '실세'로 불리는 무하마드 빈 살만 압둘라지즈 알사우드 왕세자의 참석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1일 업계와 청와대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오는 26일부터 이틀간 300명 규모의 경제사절단과 함께 한국을 공식 방문하며, 문재인 대통령 및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을 만난 이후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할 예정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부총리와 국방장관을 맡고 있으며,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인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를 이끌고 있다.

업계는 이번 준공식에서 에쓰오일이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지 여부도 주목하고 있다. 이는 연산 150만톤 규모의 스팀크래커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 건설을 골자로 하며, 투자액은 5조원 가량으로 예상된다. 스팀크래커는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납사·부생가스를 원료로 투입해 에틸렌 등을 만드는 설비다.

울산시 온산읍에 위치한 RUC와 ODC의 부지는 약 99만1736㎡로, 지난해 4월 완공됐다. 같은해 11월 상업가동에 들어갔으나, 이후 설비결함으로 인한 조기 정기보수 및 한국전력공사의 전력공급 차질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7개월 만에 준공식이 열리게 됐다.

RUC는 일일 7만6000배럴의 잔사유를 휘발유·프로필렌 등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하는 설비이며, ODC는 폴리프로필렌(PP)·산화프로필렌(PO)을 각각 연간 40만5000톤과 30만톤 생산할 전망이다. 잔사유는 원유에서 가스와 휘발유 등을 추출하고 남은 것으로, 값이 낮아 원가 부담이 적다.

   
▲ 에쓰오일 울산 공장/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은 이를 통한 수익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내년 1월1일부터 적용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황 함유량 규제에 맞춰 올 하반기부터 선사들의 경질유 사용량이 늘어날 경우 고부가 제품 판매에 따른 실적 향상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현재 손익분기점(BEP)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정제마진이 반등할 경우 정유부문 부진 해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달 둘째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3.1달러로, 8주 연속 4달러를 밑돌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에쓰오일 관계자는 "RUC 상업가동 이후 중질유 생산 비중을 4%대로 낮추고 등·경유 제품군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규제 시행의 수혜를 크게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준공식은 후세인 에이 알 카타니 에쓰오일 신임 최고경영자(CEO)의 첫 대외행보로도 알려졌다. 사우디 출신의 알 카타니 CEO는 지난 11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규 선임됐으며, 13일부터 임기가 시작됐다.

그는 29년간 아람코에서 근무한 베테랑으로, 아람코 얀부 정유공장매니저와 공정제어시스템 총괄 및 조인트벤처(JV) 관리 디렉터 등을 맡았다. 2016년부터는 아람코 자회사인 사우디 아람코 쉘 정유회사(SASREF) 대표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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