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을 통해 빠른 수소에너지 이해
이동수단부터 가정용 연료로까지 활용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뭉게구름이 피어 있는 청명한 하늘아래 도쿄 중심지에서 조금 벗어난 코토구 시오미의 한 주유소. 이 뒤편에는 한국과 일본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수소 중요성을 알아 볼 수 있는 '東京スイソミル(도쿄수이소미루, 동경수소보다)'라는 박물관이 있다. 

이곳은 아직은 생소한 수소에너지와 관련된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는 공간이다. 

   
▲ '東京スイソミル(도쿄수이소미루, 동경수소보다)' 전시관 1층 전경. /사진=미디어펜


'도쿄수이소미루'에서는 수소라는 에너지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부터 최신 활용방법까지 한곳에서 보고 듣고 체험까지 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돼 있다. 이와 함께 수소의 장점과 향후 수소와 함께 펼쳐질 미래에 대해서도 알아 볼 수 있는 체험이 가능한 수소 박물관이다. 

수소와 관련해 일본은 곧 진행될 G20정상회의와 내년에 진행될 '2020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통해 글로벌시장에서 수소종주국을 선언하고 이에 대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술력으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을 대신해 자신들이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을 펼치기 위해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총력을 펼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 자원부족으로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미래 에너지원인 수소에 양국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수밖에 없다. 

물론 원자력에너지를 잘 활용해 이 같은 문제를 줄일 수 있겠지만 사고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이를 대체하려는 노력에서 나온 것이 수소에너지 활용이다.

특히 일본은 원자력사고가 발생했던 과거 이력 때문에 수소를 비롯해 대체연료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재 수소뿐아니라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 등 다양한 곳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중 수소의 경우 어디서든 주변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고 에너지 발생과정에서 기존의 방식보다 이산화탄소(CO2)의 배출을 현격히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에 무공해 연료로 꼽히며 한국과 일본은 수소와 관련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뿐 아니라 일본 역시 수소에 대한 믿음과 인지도 면에서 부족한 실정이다. 

일본의 '신에너지 산업 기술종발 개발 기구'가 발표한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 수소에너지에 대한 인지도는 28%이며 수소에너지에 대한 안전도 신뢰는 3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아직까지 보편화된 에너지원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일본은 이를 알리고 대중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의 일환이 앞서 언급한 '도쿄수이소미루'라는 박물관도 인지도를 넓히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 '東京スイソミル(도쿄수이소미루, 동경수소보다)' 홍보관 입구. /사진=미디어펜
   
▲ '東京スイソミル(도쿄수이소미루, 동경수소보다)'외부에 전시된 토요타 미라이 /사진=미디어펜

이곳에서는 현재 일본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에 대해 설명하고 왜 수소에너지 사용을 확대 적용해야 되는지를 알리고 있다.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본의 94%가 수입에 의존해 발생시킨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대부분의 원료를 수입하다보니 에너지 안보에 취약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수소를 활용하게 되면 자체적으로 에너지생산이 가능해지며 이런 취약한 부분을 보안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설명을 박물관에서는 그림과 체험을 통해 직접 쉽게 설명하고 있다. 2층 건물 전부를 활용하고 있는 전시관은 1층에서 수소연료에 대한 설명과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고 2층에서는 현재 수소스테이션과 산업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수소에너지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1층에 있는 체험존이었다. 이곳에서는 레버를 돌려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연료를 추출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생성된 수소를 활용해 전기에너지로 활용되는 모습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방문객들은 어렵지 않게 만들어낸 수소를 통해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도록 해 빠른 이해를 돕고 있었다. 또 이곳에서는 한창 일본가정에 퍼지고 있는 가정용 연료전지 에네팜(ENE·FARM)도 설치돼 있었다. 

이 연료전지는 도시가스가 연료처리장치를 거쳐 생성된 수소를 통해 전기와 열에너지로 변환되고 이를 가정용 전력과 난방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이다. 일본에서 세계 최초로 시판 된 이 장치는 약 10 년 동안 27만대가 보급됐다. 

처음 출시 됐을 때 가격은 300만엔(한화 약 3200만원) 선이었지만 현재는 94만엔(한화 약 990만원)까지 저렴해 지며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고 오는 2020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선수촌에도 활용될 예정인 가정용연료전지다.

2층에는 수소에너지 저변확대를 위해 협업중인 기업들에 기술력을 보여주는 전시부스가 마련돼 있다. 현재 이곳에 제품을 전시하고 기술력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업체들은 다츠노, 히타치, 혼다, 요코하마, 오노벨로공업, 석션, 파나소닉 등이 있다. 

이들은 이곳에서 수소기술력에 대한 노력과 함께 보다 많은 관람객들이 수소연료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과 함께 수소가 전기에너지로 변환되는 등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다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한 수소. 이런 수소는 현재 미래모빌리티 시장의 핵심키워드로 꼽히고 있다. 

   
▲ '東京スイソミル(도쿄수이소미루, 동경수소보다)'에서 볼 수 있는 수소사회 미래 풍경 /사진=미디어펜
   
▲ 수소를 활용해 전자제품을 움직여 볼 수 있는 체험코너 /사진=미디어펜

수소는 에너지 밀도가 높기 때문에 대량의 에너지를 필요로하는 교통·운송 분야에 적합한 에너지로 꼽히고 있다. 바로 수소연료전기자동차(FCV) 때문이다. 승용차 분야에서는 국내에서는 2세대 FCEV 넥쏘가 양산돼 판매되고 있고 일본의 경우 미라이가 꾸준히 활용되고 있다. 

산업용과 대중교통으로는 일본에서 수소버스가 도로를 달리고 있고 올해 가을부터는 에너지 절약과 이산화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토요타와 세븐일레븐이 수소트럭으로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본의 경우 빠른속도로 수소를 이용한 모빌리티 안착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소충전소의 경우 이미 100여개의 충전소가 운용을 시작했다. 도교에서만 현재 14개의 충전소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진행중이다. 

이중 6곳은 곧 완공을 앞두고 있고 4곳은 일반적인 수소 충전소이며 나머지 4곳은 이동식 충전소다. 이동식 충전소는 저렴한 비용으로 수소 인프라확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지목되며 일반 주유소의 공간을 빌려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라고 한다. 

또 나아가 현재 전문가가 꼭 직접 충전하는 방식을 교육이수 후 일반인들도 직접 충전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보다 많은 국민들이 수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일본의 전략이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아직 큰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수소협의회의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나라지만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 일반업체들도 가능성이 보장되어있지 않은 분야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힘들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정부차원의 지원이 절실하지만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듯하다. 

패스트트랙을 통해 여의도에 수소충전소가 착공에 들어갔지만 이후 별다른 움직임은 전무한 상태다. 기업에게 떠 맞기는 듯한 인상을 감추기 힘들다. 

   
▲ 일본의 대중교통으로 활용중인 수소버스 /사진=미디어펜


이런 상황에서 일본에게 수소와 관련된 주도건을 빼앗기면 수소분야에서도 완성차에서처럼 후발주자로서 또 다시 '페스트팔로어'로 전락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 특히 현재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 또한 사장될 우려도 있다. 이런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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