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보험사들이 ‘언발에 오줌누기’식 민원 해결을 지속하고 있다. 단순히 민원건수만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행태를 보자면 그렇다. 

문제는 보험사들이 목을 매는 민원건수가 단순 양적 평가에만 치우쳐 현실적인 문제 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금융감독원이 정기적으로 공시하는 금융민원 동향에서 보험에 접수되는 민원 비중은 타 금융업계에 비해 월등히 높다. 올해 1분기 역시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 총 1만9226건 가운데 보험 민원은 1만1818건을 차지했다. 

보험사들은 이러한 민원건수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금감원이 보험사 종합검사 평가 항목으로 민원 건수와 민원 증가율을 점검하는 등 민원건수 자체가 금감원의 종합검사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앓는 소리가 나는 곳은 소비자와 대면하는 보험사 직원들이다. 이들은 고객들의 민원을 우려해 각종 욕설과 비난도 참아내야만 한다. 

최근 보험사 보상 직원들은 고객들의 지나친 협박과 욕설을 견디다 못해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글을 게시하고 나섰다. 해당 청원은 현재까지 1만여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금감원의 지나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의 그늘이 보험사를 향해 드리운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일부 고객들이 금감원에 민원을 넣겠다는 협박을 하는 경우 보험사들이 민원건수에 잡히지 않기 위해 부당한 보험금 지급을 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 한 보험사 직원은 “금감원의 민원이 무서워 실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야 하는 고객에게도 보험금 지급이 이뤄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이러한 경우 결국 피해를 입는 것은 선량한 보험가입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금감원이 금융 소비자 보호 강화를 집중하는 방향은 옳다. 다만 고객들이 제기하는 민원을 단순 ‘건수’에 집착하는 양적인 평가는 소비자에게도 보험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금감원이 진정으로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다면 금융사의 민원을 양적인 평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질적 평가를 도모해 민원 해결 현실화에 힘써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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