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베스트셀링 모델 '어코드 하이브리드' 대기 수요없어…계약 취소 속출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한국에 대한 일본 경제 보복 조치가 잘나가던 ‘혼다코리아’의 앞길을 가로 막는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와 BMW의 화재 사고 이후 독일차의 인기가 주춤해지며 친환경차에 대한관심이 높아졌고, 이런 시장 흐름의 틈새를 일본브랜드가 약진했다. 이에 혼다코리아도 어코드와 함께 급성장했다. 하지만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반일 감정이 거세지며 불매 운동으로까지 번졌고 혼다코리아는 위기에 직면했다.

   
▲ 강남의 한 혼다 매장, 직원을 제외하고 손님이 한 명도 없다. / 사진=미디어펜


18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강화된 뒤 반일 감정이 거세지며 혼다코리아 매장을 찾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고, 출고가 예정됐던 차량의 계약 취소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혼다코리아 매장 중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강남의 한 혼다 매장을 퇴근 시간 직후 방문해보니 직원을 제외하고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매장 근무 중인 딜러는 “경제 보복 조치 이후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이 거의 없다”며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가 괘씸하지만, 고객들이 정치 문제와 제품을 연관 짓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인기 모델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경우 일본 경제 보복전에는 차량 출고 대기 기간이 최소 2개월에서 최장 3개월 정도가 소요되었는데, 지난 17일 기준으로 계약 시 바로 다음날(18일) 출고가 가능할 정도로 기간이 단축됐다.

많은 소비자들이 일본 경제 보복 이후 차량 계약을 취소하고, 구매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혼다코리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서울 및 수도권보다 일본 경제 보복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은 거세다. 실제로 일본 차의 주유를 거부하는 주유소가 있을 정도로 일본에 대한 반일 감정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전남 광주지역 혼다 매장에서 근무하는 딜러 A씨(37세·전남 광주 거주)는 “경제 보복 이후 계약 취소 건이 5건에 달해 걱정이 많다”며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만큼 연비 좋고 넓은 공간을 갖춘 세단은 찾기 힘드니 제품만 보고 계속 차량을 선택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일본산 하이브리드 차량 구매를 고민하고 있던 B씨(37세·서울 거주)는 “디젤 모델은 싫고 연비가 좋다는 일본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매하려던 중에 일본 경제 보복 조치가 터졌다”며 “일본 하이브리드 모델을 사고 싶은 생각은 여전한데, 언론에 공개된 것처럼 차량에 테러를 받을까 걱정이 돼 차량 구매를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경제 보복 조치가 국내 진출한 일본 기업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며 “현 상황이 길어질수록, 판매는 더욱 급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독일 디젤의 대체 모델로 떠오르던 일본산 하이브리드의 인기가 경제 보복으로 인해 거품처럼 사그라질 수 있다”면서 “대체재로 국산 하이브리드 모델을 소비자들이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일본 경제 보복이 길어질수록 반사이익은 국내 기업이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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