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다이어트' 절실한 완성차 3사
靑 "고용지표 개선" 설명과 대조적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기아자동차를 제외한 완성차 업계 전반에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요구되고 있다.

밖으로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정세가 복잡한 구도로 이어지는 한편, 안으로는 최저임금과 통상임금이 사회적 논란으로 떠오르면서 경기침체와 고용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 한국지엠 공장 생산라인 /사진=한국지엠


23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전방산업을 중심으로 인적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 권고사직과 해고의 직전 단계인 희망퇴직과 순환 휴직이 속속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제외한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3사는 인적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한국지엠은 올해 들어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28만7540대로 작년 동기보다 6.2% 감소했다. 사정이 이런 가운데 노사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추석 연휴 전, 전면 파업에 나섰다. 2002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인수된 후 처음이다. 

한국지엠 노조는 기본급 인상, 성과급 지급, 인천 부평 2공장의 지속 가능한 발전 전망 계획 제시 등을 요구했지만 사 측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직수입한 신차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를 사지 말자"는 자사 제품 불매운동에 노조가 나서는 이해하지 못할 상황까지 벌어졌다. 

르노삼성 상황도 심각하다. 올해 국내 시장에서는 QM6 선전 등으로 버티고 있지만, 수출이 급감하면서 8월까지 누적으로 판매가 11만4705대에 그쳤다. 작년 동기보다 27.1%나 줄어든 규모다. 

노사 갈등이 확산하면서 내수가 5.5% 감소하는 가운데, 글로벌 생산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수출은 38.9%나 줄었다. 

결국 인력 구조조정이 테이블에 올랐다. 올 연말 시간당 생산량(UPH)이 기존 60대에서 45대로 낮아지면 현재 부산공장 생산직 1800여 명 가운데 20%가 넘는 400여 명이 남게 된다. 르노삼성은 27일까지 생산직 선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노사갈등이 없었던 쌍용차는 해외판매 급감에 발목이 잡혀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태다. 

지난 8월 판매가 1만15대로 간신히 1만 대를 넘어섰으나 작년 동기보다 11.8% 줄어든 규모다. 올해 16만3000대를 판매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삼았으나 잇따른 신차들의 판매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2011년부터 시작된 쌍용차의 적자 행진은 최대주주 마힌드라가 티볼리 기술료를 지급한 덕분에 2016년 4분기에만 '반짝 흑자'를 냈다. 이후 10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앞두고 임원의 20%를 줄였고, 나머지 임원의 급여도 10%를 삭감했다. 

그런데도 판매 하락의 여파를 피할 수 없어, 사무직을 대상으로 순환 휴직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22개 복지 항목의 중단 또는 축소 등도 추진 중이다. 

고용불안 탓에 신입사원과 경력직 채용은 꿈도 못 꾼다. 쌍용차는 비업무용 자산을 매각하는 등 고강도 쇄신책을 추가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9월 둘째 주 청와대가 "최근 고용지표가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면서 "올해 연간 취업자 증가 규모가 정부의 애초 전망치를 상당폭으로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 것과 대조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많은 기업이 사실상 구조조정 직전 단계에 직면했다"며 "1998년 IMF와 2008년 리먼 쇼크에 이어 10년 만에 돌아온다는 고용 위기가 본격화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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