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SUV트랜드 가솔린…'저변확대'
가솔린 엔진 기술력 발전…부족함 없는 힘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완성차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 가솔린엔진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SUV에 대한 활용도가 다양해지며 도심형SUV가 선전하고 있는 것과 함께 엔진성능의 발전으로 가솔린엔진에서도 충분한 출력이 보장되며 소비자들의 선택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앞선 디젤과 관련된 이슈들도 소비자들의 인식변화에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 투싼, 싼타페, 쏘렌토, 스포티지 /사진=미디어펜


25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지난해 1~7월까지 판매된 중형SUV 싼타페 가솔린 모델의 판매량의 비중은 11.1%였고 준중형SUV 투싼은 14.0%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같은 기간 가솔린 모델 싼타페는 18.2%포인트 증가한 29.3%를 차지했고 투싼은 17.5%포인트 증가한 31.5%를 차지했다. 

기아차의 글로벌 베스트 셀링모델 스포티지 역시 같은기간 전체 판매량의 11.3%를 차지하던 가솔린 모델의 점유율이 10.2%포인트 증가한 21.5%를 차지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국내 브랜드중 쌍용자동차의 티볼리 모델의 경우 티볼리판매의 약 70%를 가솔린모델이 차지하고 있고, 르노삼성자동차의 QM6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기아차의 경우 친환경 전용모델 니로에 내연기관을 활용하는 하이브리드가 가솔린엔진만 사용하는 모델도 있어 시장 흐름변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SUV=오프로드'라는 고정관념이 변해가고 있고 도심형SUV와 같은 실용성을 강조한 차량구매 패턴의 변화가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 첫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SUV차종을 선택하는 인구도 급증하며 디젤보다 정숙한 가솔린SUV를 선택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과거 SUV차량의 경우 험로주행을 많이 하는 소비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이에 4륜구동은 강원도와 같은 지방도시에 적합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패턴이 실용성을 중요시하게 되며 세단보다 범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SUV가 각광받고 있다. 

이런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완성차들은 소형SUV부터 대형SUV까지 다양한 차종으로 출시됐다. 이같은 SUV들 앞에는 도심형이라는 수식어도 붙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기아차 쎌토스 같이 세단을 능가하는 안전편의사양을 대거 투입한 차량들도 늘어났다. 

승차감도 거친 느낌이었던 과거와 달리 세단만큼 편안하고 조용해졌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오프로드를 즐기기 위해 SUV구매하는 것이 아니게 됐다. 좀더 넓은 공간활용도와 실용성을 챙기기 위해 SUV를 선택하는 인구가 증가했다 이런 소비패턴은 SUV시장의 비약적인 성장을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완성차 업계의 기술력도 빠르게 성장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적은 배기량의 엔진에서 높은 출력을 무리 없이 뽑아줄 수 있게 됐고, 환경규제에 적응하기 위해 적은 배기량에서 높은 출력을 뽑아내는 다운사이징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게 됐다. 

특히 순간적인 가속에 유리한 높은 토크에는 디젤이 유리하다는 개념도 가솔린엔진의 발전으로 무색해졌다. 특히 SUV차량에 큰 힘을 요구하는 소비자보다 정숙성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소비자들의 니즈는 SUV차급에 가솔린 모델의 적극적인 투입으로 이어졌고 점유율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싼타페 가솔린 모델을 보유한 고객은 차량구매 후 "가솔린모델은 탁월한 선택 이었다"며 "정숙성과 힘 모든면에서 유리한 가솔린 모델 구매에 전혀 후회 없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싼타페의 경우 같은 2000cc기준으로 배기량일 때 가솔린은 최고출력 235PS, 최대토크 36.0kg·m이고 디젤은 최고출력 186PS, 최대토크 40.1kg·m의 성능을 자랑한다. 이중 순간적인 가속력이 필요할 때 중요한 토크가 비슷한구간에서 발휘되고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에 실제 운전하는 고객들은 가솔린 SUV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는 경우가 적어지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는 강화된 환경규제와 함께 몇 년전 전세계를 뒤흔든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도 한몫을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클린디젤로 높은 효율성과 강력한 힘에 환경까지 생각할 수 있다는 거짓말로 인기를 끌고 있던 디젤시장이 폭스바겐의 여파로 오염물질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글로벌 시장의 마케팅 전략수정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기존 클린디젤, 블루이피션트 등과 같은 수식어를 통해 맑고 깨끗한 이미지를 앞세운 디젤차량 선전을 이제는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환경오염이 염려는 되지만 높은 효율성과 힘으로 여전히 꾸준한 소비층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규제는 디젤차량의 퇴출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어 소비자들 역시 이같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솔린엔진 성능이 발전하며 디젤엔진을 대처할 만큼 강력해 졌고 선택할 수 있는 차종역시 많아졌다"며 "이에 소비자들 역시 진동과 소음측면에서 유리한 가솔린차량에 대한 선택을 망설이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