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 마지막 살생부…현대차 승용디젤 모두 단종
울산공장 아반떼 VGT 단산…그랜저·쏘나타 이어 아반떼 디젤 사라져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준중형 세단 아반떼의 디젤모델을 단종시켰다. 

지난해 8월 그랜저IG와 LF쏘나타 디젤의 단종 여파가 엑센트에 이어 아반떼까지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반떼를 끝으로 현대차는 세단에서 디젤차량이 모두 단종됐다. 현재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디젤세단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제네시스와 기아자동차 일부차종이다.

   
▲ 현대자동차 준중형세단 더 뉴 아반떼AD /사진=미디어펜


이런 추세는 현대차그룹의 친환경라인업강화 비전과 함께 맞물려 목표달성을 위한 계획대로 변화해가고 있다. 특히 2025년까지 44종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늘리는 목표를 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6일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울산공장에서 생산해온 아반떼 디젤 모델 생산량을 8월부터 점진적으로 줄여 결국 단산했다. 또 내년에 디젤 대신 하이브리드 및 LPG로 후속 모델이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2015년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와 지난해 BMW 화재가 사회적 논란으로 불거진 이후 승용디젤 판매는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현대차 역시 지난해 8월 중형세단 쏘나타와 준대형 그랜저 등 주요 승용디젤 판매를 중단했다. 

연비가 좋지 않은 중·대형 세단 특성상 연료 효율이 높은 디젤은 수입 디젤 세단에 대한 대응모델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부정적 인식 확산과 미세먼지 주범으로 디젤이 꼽히면서 점차 설자리를 잃었다. 나아가 최근 하이브리드 인기가 급상승 하면서 디젤 퇴출을 부추겼다.

무엇보다 지난해 9월 도입한 새로운 국제표준 배기가스 기준 WLTP(Woridwide Harmonized Light Vehicle Test Procedure)가 결정적으로 디젤차 살생부였다.

국내ㆍ외 완성차 메이커는 새 기준을 통해 인증과 수입 통관과정을 거쳐야한다. 다만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1년의 유예기간(2019년 9월)을 뒀다.

유예기간 동안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 등은 배기량(1600cc급)은 동일하되 새 기준을 충족한 ‘1.6 스마트 스트림 디젤 엔진’으로 모두 갈아탔다.

반면 아반떼는 구형 엔진(U2)를 고집하면서 단종을 예고했던 바 있다.

   
▲ 현대차그룹 세단 중 디젤차가 남아있는 차종은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 제네시스 G70, 제네시스G80, 기아차 스팅어, 기아차 K7 등 총 4종이다. /사진=미디어펜


결국 아반떼 디젤을 마지막으로 현대차 승용 라인업 가운데 디젤모델은 모두 사라졌다. 제네시스와 기아차 준대형차 일부가 2200cc급 R엔진을 유지하는 게 전부다. 현재 남아있는 디젤 세단은 제네시스 G70과 G80, 기아차 K7과 스팅어 총 4종이다. 

이 차량들 역시 향후 하이브리드와 같은 친환경 시스템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존 디젤차량을 원하는 고객들의 니즈는 초기 전동화 모델보다 개선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부족함을 충족시켜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현대차그룹의 내연기관 차량 전동화는 올해 초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처음 신년사를 발표하며 밝힌 목표의 2025비전의 일환이다. 

구체적으로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연료전기차 등 모든 타입의 전동화 모델을 개발해 2025년 44개 모델, 연간 167만대 판매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작업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추진력과 함께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미 출시된 신형 쏘나타(DN8) 하이브리드를 통해 기능의 비약적인 성능을 보여줬고 독자기술 등도 발표하고 있다.

최근에는 2조억원대의 과감한 투자를 통해 미래차의 플랫폼을 공유하는 회사로의 태세전환까지 염두해 두고 기술개발과 제휴등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효율성이 뛰어난 일부 디젤을 제외하고 순차적으로 디젤 모델 축소전략을 이어왔다"며 "지난해 그랜저와 쏘나타 디젤 단종 이후 아반떼 역시 단산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의 변화는 소비자들의 꾸준한 니즈도 있지만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대신 현대차는 디젤차를 대신할 전동화 모델을 통해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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