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 '롤 모델' 독일 가정용 전기요금, 한국 대비 3배
한전·발전 자회사, 재생에너지 투자 지속…실적 악화 가중
   
▲ 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전력공사 국정감사가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기요금 인상 여부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 국감은 오는 11일 한전 나주 본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간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은 '에너지 전환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고 말했으나, 이 자리에서 야당 의원 등은 한전과 한수원 및 5개 발전 자회사 실적 악화를 들어 반론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한전은 올 상반기 9285억원(연결 기준)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문재인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이 현실화 될 경우 한전의 실적이 더욱 나빠질 공산이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본 정부 예측이 어긋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발전원별 구입단가를 보면 재생에너지는 1kWh당 180.9원으로, 2016년 대비 24.3원 높아졌다. LNG(121.2원)도 20원 비싸진 반면, 원자력은 같은 기간 68.0원에서 62.0원으로 저렴해졌다.

이와 관련해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원전부문 전력구입량은 2016년 대비 17.7% 감소하고, LNG부문은 26.9% 늘어났다"며 "원전구입량이 동일했다면 한전은 1조6496억원을 아낄 수 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 한울원전 전경/사진=연합뉴스


한전의 실적이 저하된다면 결국 전기요금 인상으로 귀결될 공산이 있다. 정부가 한전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으나, 다른 주주들의 이해관계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떨어진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망치 등을 들어 정부정책에 힘을 싣고 있으나, 에너지전환의 '롤 모델'로 꼽히는 독일의 가정용 전기요금이한국의 세 배에 달한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독일은 프랑스 등 인접국가와 전력망이 연결돼 잉여전력을 보내면서 손실을 줄일 수 있음에도 10년간 전기요금이 두 배 가량 올랐으며, 캐나다와 호주 일부 지역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인 곳에서는 대체로 전기요금이 높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 내 풍력단지에서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전남 지역에서 넘어오는 전력이 많으면 바람이 불어도 발전기를 멈추는 실정"이라면서 "역송전이 가능하면 그나마 이러한 일을 줄일 수 있으나, 설치비용이 걸림돌"이라고 토로했다.

노동석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원도 "현재 정부의 에너지정책에 따른 전기요금 영향을 계산하면 전기요금이 2040년까지 최소 32%에서 최대 47.1%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에너지 정책은 선택의 문제지만 전기소비자의 부담이 증가되는 현행 에너지 발전 시스템 운용에 대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나라마다 환경이 다른 만큼 발전 효율 등 비용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일조량이 많지 않고 풍량이 일정하지 않은 한국의 경우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것에 대한 철저한 계산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