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두산 베어스가 '경험'을 앞세워 V6를 이룰까. 키움 히어로즈가 '기세'를 이어가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릴까.

두산과 키움이 벌이는 2019 한국시리즈가 드디어 내일(22일) 막이 오른다. '서울 시리즈'가 된 이번 한국시리즈(4선승제)는 1~2차전을 두산의 홈 잠실구장에서, 3~5차전은 키움의 홈 구장 고척스카이돔에서 치른다. 승부가 6~7차전으로 이어질 경우 다시 잠실에서 우승을 다툰다. 

두산 베어스는 한국시리즈 단골 손님이다. 올해까지 최근 5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다. 2015~2016년 한국시리즈 2연패를 했다. 2017년에는 KIA에, 2018년에는 SK에 우승컵을 내주긴 했지만 한국시리즈 하면 두산부터 떠오를 정도로 '왕조'를 구가하고 있다. 두산 선수들에게는 이런 '경험'이 자부심이자 최대 무기가 될 수 있다.

키움 히어로즈는 창단 두번째 밟는 한국시리즈 무대다. 2014년 처음(당시 구단명 넥센 히어로즈) 한국시리즈에 올라 삼성 라이온즈에게 패퇴했다. 이번에는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으나 LG와 준플레이오프를 3승 1패로 통과했고, 플레이오프에서는 SK를 3연승으로 완파했다. 한국시리즈 경험은 두산에 뒤지지만 가을야구 들어 놀라운 '기세'를 보여주며 첫 우승의 꿈에 부풀어 있다.

   
▲ 사진=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


이런 '경험'과 '기세'는 양 팀 사령탑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사령탑에 오른 첫 시즌이었던 2015년부터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의 위업을 이루더니 5년 연속 한국시리즈행을 지휘했다. 한국시리즈에서 어떻게 팀을 운영하고 승부를 벌여나가야 하는지, 현역 사령탑 가운데 '경험'면에서 김태형 감독은 독보적이고 지존이다.

장정석 감독은 팀을 이끈 지 3년만에 히어로즈를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았다. 대기업의 지원을 받는 다른 팀들과 달리 스폰서를 유치해 빠듯한 살림을 살고 있는 키움이 정규시즌 우승을 다투고, 포스트시즌에서 LG와 SK를 연파한 것은 장 감독의 선수 기용과 작전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사마정석'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장정석 감독의 지도력은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두산은 꾸준히 리그 정상권 위치를 지켜온 투·타의 안정된 전력이 최대 강점이다. 투수 3관왕(다승, 승률, 탈삼진)을 차지한 린드블럼을 중심으로 이영하, 후랭코프, 유희관이 포진한 선발진이 탄탄하고 이용찬이 가세할 불펜도 빈틈이 별로 없다. 

타선의 짜임새 역시 남부럽지 않다. 시즌 팀 타율은 2할7푼8리로 3위였지만 후반기 팀 타율은 2할9푼4리로 1위였다. 효자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와 김재환, 오재일, 박건우 등이 주축이 될 타선은 무게감과 조직력을 고루 갖췄다. 양의지가 떠난 자리를 너끈히 메우며 국가대표 포수까지 된 박세혁이 있어 안방 걱정도 없다.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오긴 했지만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 특히 플레이오프를 단 3경기로 마감해 충분한 휴식도 가졌고, 선수들은 오히려 실전을 통해 경기 감각을 잘 유지해왔다는 것이 두산보다는 유리한 점이다.

상대적으로 두산에 비해 선발투수진이 약해 보이지만 브리검과 요키시 외국인 원투펀치가 안정감을 보이고 있는데다 최원태 이승호도 큰 피로도 없이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앞선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 위력을 보여준 '벌떼 불펜'이 두산 타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상대할 지가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불펜 에이스 조상우의 위력은 이미 확인됐다. 

정규시즌 팀 타율 1위(2할8푼2리)인 키움은 두산과 화력 대결에서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박병호를 중심으로 샌즈, 김하성은 언제든 한 방 날릴 능력을 갖췄고 이정후와 서건창은 끊임없이 상대 투수를 괴롭힌다. 포수 이지영과 송성문, 김규민 등도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두산이 정규시즌 우승팀의 체면을 지키며 지난 2년 연속 정상을 놓쳤던 아쉬움을 이번에는 털어낼 것인지, 키움이 3위팀의 대반란을 완성해 첫 우승 축포를 터뜨릴 것인지, 이제 곧 뚜껑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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