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요소 '빛'…디자인 요소로 승화
존재감 드러내는 자동차 캐릭터 구현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빛을 활용해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선보이며 이미지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30일 현대차에 따르면 출시를 앞둔 '더 뉴 그랜저'부터 전면그릴과 보닛, 라이트의 경계를 없애고 빛을 활용해 하나의 부분처럼 인식 될 수 있게 한 디자인을 보여줄 계획이다. 

   
▲ 현대자동차 준대형세단 더 뉴 그랜저가 풀체인지급 변화를 통해 새롭게 등장했다. /사진=현대차


이후 출시되는 신형 스포츠유틸리티(SUV)에도 이 같은 디자인이 적용되며 새로운 디자인 요소로 '라이팅 아키텍처'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가 더 뉴 그랜저에 보여준 이같은 디자인은 심리스(seamless)기술로 선과 선의 구분을 없게해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스마트폰에서 베젤을 줄이고 전체를 화면처럼 보이는 것과 같다. 또 피쳐폰의 기계식 자판이 스마트폰에서 터치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과 같다. 

자동차에서는 최근 출시되는 현대·기아자동차에 심리스를 디자인요소로 적극 활용하고 있고 글로벌 자동차브랜드들 역시 세련된 이미지를 부여하기 위해 실내 인테리어 요소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현대차는 이런 심리스 디자인을 외관 디자인에 적용할 것으로 예고했다는 것이다. 이 기술이 가능한 것은 발광다이오드(LED)의 발전이 한몫했다. 

LED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10년전에 미래산업을 주도할 유망기술로 꼽혔던 것이다. LED의 소비전력은 일반전구의 30%수준이고 수명은 10배가량 길어 최고의 광원으로 꼽혔지만 가격적인 부분이 비싸 당시에는 범용으로 활용되지 못했었다. 

하지만 중국에서 저가형모델들이 높은 품질로 저렴하게 출시되며 다양한 곳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현대차는 이런 LED를 바탕으로 한 심리스 기술을 외관 디자인에 적용해 자사만의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 적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달중 출시가 예정된 더 뉴 그랜저의 전면디자인은 라이트와 본넷, 그릴이 마치 하나의 동일한 부분처럼 형상화 돼 있다. 

그랜저IG까지만 하더라도 그릴과 본넷 라이트는 독립된 디자인요소로 구분돼 왔다. 하지만 페이스리프트 버전인 더 뉴 그랜저에서는 라이팅 아키텍처를 활용해 이 경계를 허물고 하나의 면처럼 꾸몄다. 

라이팅 아키텍처는 이름 그대로 빛으로 차체 디자인과 레이아웃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LED 기술이 확산하면서 길을 밝히는 불빛이 디자인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라이트을 통해 캐릭터를 새롭게 잡은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푸조 508, 캐딜락 CT6, 기아자동차 이매진 컨셉트 /사진=현대차캐딜락·기아차


차체 디자인은 동일하지만 그 안에 LED 선을 심어 넣고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다. 전조등과 차체가 뚜렷하게 나뉘었던 이전과 달리 최근 등장하는 신차는 전조등에서 시작한 LED 빛이 차체에 새로운 디자인 라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푸조와 르노가 이런 디자인을 앞세웠고 미국 캐딜락이 과감하게 LED 램프로 디자인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의 대형SUV 팰리세이드가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밖에도 실내에 적용되는 엔비언트 라이트를 외관디자인에 적용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차량이 서있는 것만으로도 해당 차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중요한 디자인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LED라이트의 장점은 하나의 불빛을 여러 디자인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도 있다. 필요에 따라 한면의 빛 모양을 변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앞으로 다가올 전기차 시대에 더 각광받을 디자인 요소가 LED중심의 심리스 디자인이다. 

내연기관처럼 냉각시스템이 따로 필요 없어지며 전면그릴이 사라진 전기차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는 플라스틱 소재로 막아 공기저항을 줄이는 것에 불과하지만 앞으로는 이곳에 LED를 활용해 다양한 디자인요소가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프론트 그릴 자체가 라이트로 변경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모터쇼를 통해 공개되는 콘셉트 카 역시 이같은 디자인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전무)  "보닛과 그릴, 헤드램프, 범퍼의 경계가 없는 '심리스' 디자인이 최초로 양산 디자인에 적용됐다"며 "이런 과감한 디자인이 어느 누군가에게는 생소하겠지만 기술적인 이유로 단절됐던 전면부가 디자인과 기술의 혁신으로 하나로 통합됐다. 이는 타 브랜드가 쉽게 도전하기 힘든 현대차만의 특별함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