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금융권 수장들의 인사태풍 시즌이 돌아왔다. 제일 먼저 연임을 확정지으며 한시름을 놓은 허인 KB국민은행장의 뒤를 이어 내년 3월까지 금융권 수장들의 연임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업계에선 수장 교체를 통해 혁신에 나설 것인지 유임을 통해 안정을 꾀할 것인지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 여의도 전경/사진=미디어펜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 이대훈 NH농협은행장과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내년 3월에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4월에는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끝난다. 

업계에선 대다수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행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우선 허인 행장은 지난달 24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대추위)'를 열고 차기 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됐다. 당시 대추위는 탄탄한 경영성과와 사람 중심의 조직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리더십, 리딩뱅크 입자 강화 필요성 등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실제 KB국민은행은 상반기 리딩뱅크자리를 사수했으며,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역시 2조67억원으로 신한은행 1조9763억원을 추월했다.

이대훈 행장 역시 연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행장은 취임후 ‘농협은행의 사상 최대 순이익 달성’ 뿐 아니라 디지털 금융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행장의 집권 이후 2017년 6513억원에 그쳤던 당기순이익은  2018년에는 1조2181억원을 달성해 5668억원(87%)의 성장을 보였다. 또한  'NH스마트뱅킹 원업(One Up)', 통합플랫폼 '올원뱅크 3.0' 등을 잇달아 선보인 바 있다. 

다만 농협금융지주의 자회사 CEO 중 임기를 2년 이상 이어간 전례가 없어 이 행장의 연임 여부는 안개 속에 가려져있다.

김도진 행장은 혁신기업 지원과 중소기업 경영활동 지원 등에서 양호한 평가를 받고 있다. 

3분기 기준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전년말대비 9.6조(6.3%) 증가한 161조2000억원, 시장점유율은 0.1%포인트 증가한 22.6%를 기록하며 주목할만한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인 만큼 후임자 하마평이 무성한 상황이다.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주사 체제 안정을 위해 연임 가능성이 무게가 쏠리고 있다. 손 회장은 올해 지주사 전환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동양·ABL글로벌자산운용·국제자산신탁 등에 대한 M&A(인수합병)에 성공하며 지주사 체제 기틀을 다졌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유일한 걸림돌이던 DLF사태는 최근 독일 국채금리가 반등에 나서며 수습 국면에 들어간 상황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역시 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신한금융은 내년 1월 차기 회장 후보자를 선출하기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한다. 그룹 계열사간 협업을 강화하는 '원 신한 전략' 등이 연임에 초록불을 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채용비리 혐의에 대한 재판 결과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에 대한 1심 판결은 연말에 나올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금융권 수장들이 연임에 성공해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금융당국에선 금융사들의 지배구조에 관심이 많아 현 금융권 수장들의 연임행진을 곱게 보지만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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