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만에 적자 전환…별도 영업손실 156억
수요·원재료·중국산 탓에 평균 영업익률 0.4%
   
▲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 /사진=세아홀딩스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세아베스틸이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라는 바닥을 친 지 3분기 만에 다시 영업손실로 뒤집혔다. 수요산업 시황 악화에 중국산 특수강 유입, 원재료가 상승 등 요인이 더해진 탓이다. 올해 3분기 세아창원특수강을 인수하기 이전 보다도 크게 떨어진 성적을 받은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은 '수익 정상화'란 경영능력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순형 회장이 세아베스틸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면서 홀로 세아베스틸을 이끌게 된 이태성 부사장이 수익성 개선이란 과제를 떠안게 됐다. 

세아베스틸의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손실은 1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31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3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89% 감소한 4064억원을 냈다. 당기순손실은 107억원이다. 

2010년부터 매년 5% 이상을 기록하던 영업이익률도 지난해부터는 평균 0.4%에 그치고 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3.8%이다.

세아그룹 매출 3위를 담당하고 있는 세아베스틸의 연결 종속 법인 세아창원특수강은 외형과 수익성이 2016년 이후 위축되는 추세다. 세아베스틸은 2015년 포스코특수강(현 세아창원특수강)을 인수하며 특수강 생산 덩치를 키웠지만 성장 한계에 막혔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3분기 세아베스틸의 연결 영업손실은 4억원으로 세아창원특수강을 인수하기 이전 보다 낮다. 

세아베스틸의 불안한 실적은 전방산업 침체 영향이 크다. 특수강 시장 비중은 국내 전체 조강 생산량 중 10%로 국내 수요 산업 시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동차 부품, 선박용품, 조선용 엔진부품 등에 사용되는 세아베스틸의 특수강 매출 비중은 98%에 이른다. 세아창원특수강의 주력 제품인 봉강과 선재 제품 역시 자동차 등 전방 산업 재료로 대부분 쓰인다. 하지만 완성차 판매 부진과 조선업의 불안한 시황 회복 등에 따라 세아베스틸의 판매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또한 원재료 가격이 상승한 데 이어 중국산 특수강 유입으로 원가 부담이 커졌다. 세아베스틸 원재료 중에서 철스크랩이 차지하는 비중은 76%이다. 이 제품 가격은 지난 3년간 17% 인상됐지만 인상분을 제품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수익성을 갉아먹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산 특수강 제품은 가격 경쟁력이 높아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데다 글로벌 자동차시장 위축으로 자동차용 특수강 수출 물량 확대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지난해 세아홀딩스 수장 자리에 오른 이태성 부사장의 경영능력이 일찌감치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현재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장남인 이주성 부사장이 세아제강을, 고 이운형 전 회장의 장남인 이태성 대표가 세아홀딩스와 세아베스틸, 세아특수강을 이끄는 구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 사장은 글로벌 알루미늄 제조사인 알코닉의 한국지사 인수를 통해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 금속관 등 제품 다변화를 통해 이익 창출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사장은 지분 99%를 갖고 있는 HPP를 통해 레스토랑, 경영 컨설팅 회사 등에 투자를 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내년 전방산업 회복이 불안정하고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외부변수가 여전해 예년 수준의 실적이 회복되려면 본업 경쟁력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