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형 맹주' 투싼·스포티지 풀체인지로 대응
코란도 가세…, 사상 최초 준중형 5종 경쟁체제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기사회생의 초석을 다지고 있는 한국지엠과 틈새시장 전략으로 내수 성장을 이끌어낸 르노삼성자동차의 다음 행보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양사의 경우 신차 기근에 힘겨운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오다 신차와 세분화된 파워트레인을 통해 숨통이 트이고 있어 분위기 전환을 꾀하고 있다. 더욱이 양사 모두 완전신차를 통해 내수 증진을 도모하고 있어 더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르노삼성자동차 'XM3 인스파이어(INSPIRE)' 쇼카(Show car). /사진=미디어펜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 1분기에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이 각각 트레일블레이저와 XM3을 출시하며 각사에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줄 SUV로 내수증진에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 

지난 수년간 국내자동차시장의 핫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SUV를 통해 분위기전환이 기대되고 있는 만큼 두 차량에 걸리는 기대가 큰 상황이다.

더욱이 해당차급들은 한동안 잠잠했던 준중형SUV급에서 활약이 기대되며 시장 전체에 새로운 파란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준중형SUV로는 현대자동차의 투싼과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 쌍용자동차의 코란도 등이 자리하며 비슷한 시기에 풀체인지 모델 투입을 앞두고 있다. 이에 기존의 맹주들과 새롭게 경쟁을 벌일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의 신차들이 어떤 결과를 만들지가 관전 포인트다.

또 소형SUV 차급인 기아차 셀토스가 준중형급 상품성으로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고, 현대차 코나가 버티고 있는 상황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고 된 만큼 준중형SUV가 내년에 새로운 부흥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준중형SUV는 시장의 ‘주류’에서 한 발 물러나 있었다. 2013년 한국지엠 트랙스를 시작으로 르노삼성 QM3, 쌍용차 티볼리, 현대차 코나, 기아차 스토닉이 잇달아 출시되며 소형 SUV가 물량 면에서 시장을 주도했고 한 차급 위인 준중형급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올해도 기아차 셀토스와 현대차 베뉴까지 경쟁에 합류하며 소형SUV 시장은 더욱 확장됐다.

대형SUV 시장도 지난해 쌍용차 G4렉스턴과 현대차 팰리세이드에 이어 올해 한국지엠 트래버스와 기아차 모하비 페이스리프트 모델까지 합류하며 시장을 키웠다.

반면 준중형급은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모델이 없었고, 쌍용차 코란도는 2011년 3세대 모델 이후 8년간 풀체인지가 없던 상태에서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자동차 산업 역사상 처음으로 완성차 5사가 준중형 SUV 차급에서 모두 경쟁하게 된 것이다.

   
▲ 한국지엠의 새로운 완전신차 트레일블레이저 /사진=쉐보레


특히 트레일블레이저와 XM3는 모델체인지가 아닌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완전 신차’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높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국내에서도 출중한 디자인으로 화제가 됐던 쉐보레의 중형SUV 블레이저를 빼닮은 준중형SUV로 지난 5월 미국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이미 블레이저를 통해 디자인적 완성도가 입증된 만큼 트레일블레이저 역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형SUV 이쿼녹스가 겪었듯이 국내 기준으로는 애매한 차체 크기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상세 제원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세대 변경시마다 덩치를 키우고 있는 투싼과 스포티지, 코란도 등에 비해 다소 작은 크기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소형SUV와 비교돼 가격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 특히 소형SUV로서는 넓은 실내공간을 갖춘 기아차 셀토스와 어떻게 차별화하고 가격을 책정할지가 성공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은 이 점을 감안해 트래일블레이저의 차급을 ‘준중형’이 아닌 ‘중소형’으로 마케팅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해 판매하는 이쿼녹스와 달리 트레일블레이저는 국내 생산이라 가격 책정에서 좀 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될 전망이다.

지난해 3월 서울모터쇼에서 쇼카 형식으로 선보인 XM3는 국산차로서는 처음으로 쿠페와 SUV를 결합한 크로스오버 스타일을 갖춰 눈길을 끈 바 있다.

SUV다운 높은 지상고와 전고를 갖추고도 그린하우스(상부의 유리창과 루프, 필러를 포함한 부분)는 잘 빠진 쿠페의 형상을 지녀 젊은 층으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통 SUV가 아닌 크로스오버 스타일인 만큼 경쟁 모델들과의 정면대결보다는 르노삼성 특유의 ‘틈새시장 공략’으로 독자 시장을 구축할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새로운 도전자들의 공세 속에 그동안 준중형 SUV 시장을 양분했던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도 풀체인지로 새단장하고 1, 2위 수성에 나선다.

내년 2분기로 예상되는 투싼은 지난달 24일 더 뉴 그랜저 미디어프리뷰 행사에서 공개된 전면 그릴모습이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를 암시했고, 내년 중에 출시 예정된 스포티지는 동생격인 셀토스와의 구분감을 위해 파격적인 상품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심해지면 제품의 상품성이 좋아지고 소비자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며 "이를 통해 관심이 집중되고 새로운 고객유입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내년의 준중형SUV 시장은 한국지엠과 르노삼성뿐 아니라 국내 완성차 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