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업계, 금융당국-소비자 문턱 낮추는데 일조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소통’의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7일 서울 광화문 더케이트윈타워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된 송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소비자 보호와 금융산업 발전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계속해서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은 위원장의 100일간의 소통이 금융당국과 업계간, 금융당국과 소비자간의 문턱을 낮추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하며, 기존 긴장관계를 유지하던 금융위, 금융감독원과의 관계 발전에도 은 위원장의 공이 크다고 분석했다.

   
▲ 17일 오전 서울 광화문 더케이트윈타워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 중인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모습/사진=금융위원회


은 위원장은 취임 직후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사태와 함께 사모펀드 논란, 키코(KIKO) 사태 등의 현안에 직면했으며 지난 100일간 소통을 중심으로 사태 해결에 나섰다. 

우선 은 위원장의 소통 행보는 DLF 후속 조치에서 명확하게 나타났다. 당초 금융당국은 지난달 14일 DLF사태를 계기로 은행의 신탁 판매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개선방안을 발표하기 직전 은 위원장은 시중은행장들과 만나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후 은행권이 40조원 이상 규모의 신탁 시장을 잃게 됐다며 공모형 ELS를 담은 신탁 판매를 강하게 요구하자 이를 일부 수용한 것이다. 

키코사태 해결 과정에서도 은 위원장이 직접 키코 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과 단독면담을 가지며 소통을 통한 해결을 이끌었다. 

금융위원장이 키코 사태 이후 피해자 단체와 단독으로 만나는 것은 지난 2008년 사태 발생 이후 10여년만에 처음이다.  

업계에선 “은 위원장의 면담이 키코 사태가 급진전 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이 분명하다”며 “금감원의 배상결정에도 큰 힘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기존에 경색돼 있던 금융위와 금감원의 관계를 풀기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은 위원장은 취임 직후 금감원장과 만나기 위해 직접 금감원을 찾았다.

은 위원장은 첫 회동 자리에서 "금융위와 금감원이 한팀이 돼서 소통의 부족에 따른 오해를 없애길 바란다"며 “금융권과 금감원, 금감원과 금융위 간의 문턱이 닳아 없어져서 앞으로 소통이 잘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금융위와 금감원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매월 첫 금융위 정례회의 개최 전후로 해 은 위원장과 윤 원장은 2인 회의를 정례화해 지속적으로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금감원 내부 관계자는 “은 위원장이 소통과 걸맞는 행보를 보였다”며 “과거 조직이나 예산 등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이슈에 대해 과거에 비해 금감원을 배려해주는 모습이 많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은 위원장이 관료직과 함께 은행장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양쪽의 균형을 맞추는 정책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 위원장은 관료직을 경험함과 동시에 수출입은행장을 겪으며 시장에 대해 배운 것이 많을 것”이라며 “시장과 업계를 옥죄는 것이 능사가 아닌 것을 알고 계신 분”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DLF사태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등 그동안 쌓여있던 숙제를 잘 해결했다”며 “눈에 띄게 화려하진 않더라도 무리없이 금융당국을 이끌어가는 수장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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