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합병 계약 도출…공장 유지 및 고용 보장 '약속'
FCA 약점 디젤엔진…푸조 기술력 이식 전망
친환경차·전기차 개발해 중국시장 공략 나설 듯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피아트크라이슬러(FCA그룹)와 푸조시트로엥(PSA그룹)이 법적인 구속력을 갖춘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월스트리트 저널 등 주요 외신은 FCA와 PSA의 구체적인 합병 계획 발표를 보도했다. 이번 계약 체결로 약 6주 전에 진행됐던 합병에 대한 발표가 법적인 효력을 갖게 됐다.

   
▲ PSA와 FCA가 합병에 관련된 구체적인 계약사항을 도출했다. / 사진=미디어펜


두 기업은 약 500억달러(약 58조) 규모의 회사를 설립하고, 예하 브랜드들의 지분을 통합 관리 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기업이 통합되는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에 있는 각자의 공장을 폐쇄하지 않고 근로자의 고용을 보장하는 데 합의했다. 다만 유럽 현지 자동차산업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가 위축됨에 따라 향후 공장 규모를 축소하고 근로자의 수를 줄이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합병된 두 기업은 우선 약점을 보완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프와 피아트 브랜드를 주력으로 내세우는 FCA는 미국과 유럽의 환경규제를 충족시키는 디젤엔진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 푸조 3008 등에 적용되는 푸조 디젤엔진 기술력이 지프와 닷지를 비롯한 FCA 차량들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 사진=푸조


반대로 푸조를 전면에 내세우는 PSA그룹은 ‘클린디젤’ 분야에서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두 기업이 하나로 합병됨에 따라 PSA그룹의 디젤엔진 기술이 FCA에 재빠르게 이식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프와 닷지 등 미국에서 판매되는 FCA의 차량에 푸조 디젤엔진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합병의 영향으로 미국 브랜드 지프의 유럽 시장 확대도 점쳐진다. 지프는 PSA그룹의 기존 인프라를 통해 프랑스와 영국 등에 판매 역량을 강화하고 거점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합병된 두 그룹사의 중장기적인 계획은 중국시장 공략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은 최근 중국시장에서 맥을 못 추며 비주류 브랜드에 머물러 있었다. 합병 법인은 향후 친환경차를 비롯해 전기차 개발에 집중해 향후 중국시장 점유율 확대를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 지프 레니게이드 등 지프의 차량들의 유럽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 사진=FCA코리아


한편 두 기업의 합병에 관련된 세부내용은 국내 관계자들에게는 아직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합병에 관한 세부 논의가 급물살을 탔기 때문에, 조만간 국내 관련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의 합병이 구체적인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 4위 규모의 자동차 제조사로 거듭남에 따라 ‘규모의 경제’를 통한 생산 비용 절감이 예상되기 때문에, 합병된 두 기업이 전 세계 자동차산업에 미칠 영향력은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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