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은 2019년은 한국영화의 힘을 확인한 유의미한 해였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의 기쁨을 시작으로 50개가 넘는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었고, 평단과 대중 모두를 사로잡으며 이름을 날렸다.

극 중 박소담이 부른 '제시카 징글'이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진풍경까지 만든 '기생충'은 뉴욕타임스 수석 평론가들이 꼽은 '올해 최고의 영화' 3위에 올랐으며, 연일 수상 낭보를 전하고 있다.


   
▲ 사진=앤드크레딧


▲ 세계는 왜 '기생충'에 열광했나… 또다시 진화한 봉준호의 신세계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설국열차', '옥자'에 이어 봉준호 감독이 내놓은 7번째 장편 영화다. 기존 장르의 틀에 갇히지 않는 상상력에서 나온 이야기로 사회와 시스템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온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을 통해 한층 새롭게 진화한 봉준호의 세계를 선보였다.

특히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 잡았다는 점에서 더욱 깊은 의미를 남겼다. 봉준호 감독의 놀라운 변주는 2시간이 훌쩍 넘는 러닝타임을 가득 채웠고, 블랙코미디로 시작한 영화는 짜릿한 서스펜스와 묵직한 여운까지 선사했다. 그 결과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국내에서는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 사진=앤드크레딧


빈부의 적나라한 형상을 그린 '기생충'은 이야기를 다분히 한국적인 배경에서 풀어냈음에도 전 세계적인 공감과 찬사를 이끌어냈다. 프랑스, 스위스, 호주, 홍콩, 대만, 북미,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브라질 등 전 세계 37개국에서 개봉했으며 이 중 19개국에서는 현지 개봉했던 역대 한국영화 가운데 흥행 1위 타이틀을 차지했다. 더불어 한국 영화 최초로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 각본상, 감독상 총 3개 부문의 최종 후보로 선정되는 쾌거까지 이뤘다.

2019년을 뜨겁게 달군 '기생충'에 대해 뉴욕타임스 수석 영화평론가인 A.O 스콧은 "세계가 처한 상황에 대해 이보다 더 나를 슬프게 한 영화는 없지만, 동시에 영화가 처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보다 나를 더 기쁘게 한 영화도 없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기생충'의 역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영화는 새해 1월 5일 골든글로브와 2월 9일 오스카(아카데미)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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