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저월급 179만5310원…정부, 가입 조건 2인 기준 월 145만원 제시
보건복지부 관계자 "차상위 계층 청년이 중산층 진입토록 지원하는 것"
류재우 교수 "문재인 정권, 포퓰리즘에 눈 멀어 현금 복지정책에 의존"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보건복지부가 저소득층 청년 목돈 마련을 위해 청년저축계좌 제도를 시행하며 거액을 지급한다고 밝혀 포퓰리즘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경제활력 대책 차원에서 발표한 '청년 희망사다리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청년저축계좌를 4월부터 선보인다"고 말했다. 이 통장은 만 15세부터 39세까지의 주거·교육수급 및 차상위 계층 8000명이 대상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저축액 10만원 당 정부가 근로소득장려금 30만원을 지원해 3년 만기 후 최대 1440만원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 중 정부 지원금이 1000만원 가량 된다는 것이다.

이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선 몇가지 조건이 있다. △꾸준한 근로 △연 1회씩 모두 3회 이상 교육 이수 △1개 이상의 국가공인자격증 취득 등의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2인 기준 월 145만원 이하 소득자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1인 평균 72만5000원 꼴이다. 올해 최저시급은 8590원으로, 월 근로시간인 209시간을 곱해 월급으로 따지면 179만5310원이다. 위 금액을 맞추기 위해선 84.4시간, 일 평균 8시간으로 따지면 한 달 중 10.55일만 일하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한 복지부가 제시하는 '꾸준한 근로'의 기준도 사실상 3년 간 2명이서 적당히 일하며 월 소득이 145만원만 넘지 말라는 것과 같아 '일할 자유'를 말살하는 사회주의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복지부 관계자는 "청년저축계좌는 차상위 계층 청년의 사회 안착을 위해 목돈 마련을 지원하고 자립을 촉진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근로 빈곤층 청년이 생계수급자로 하락하는 것을 방지하고 중산층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라고 부연했다.

이 같은 현금성 복지정책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는 이유는 정부가 오는 4월에 있을 총선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금 살포를 통해 청년들의 표와 환심을 사는 '매표행위'이자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이며, 정부가 1000만원을 얹어준다 한들 차상위 계층 청년들이 중산층으로 진입할 수 없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미디어펜은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 복지정책관 자립지원과 담당자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담당자가 자리를 비워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

류재우 국민대학교 경상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권 하의 각 부처들이 포퓰리즘에 눈이 멀어 경쟁적으로 돈을 마구잡이로 뿌리는 매표행위를 하고 있는 꼴"이라며 "올해 예산 70%를 상반기에 집행하겠다는 것이 이런 뜻이었느냐"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류 교수는 "청년들은 열심히 일해 인적 자본을 축적하고 숙련도를 높여 소득을 높여야 한다"면서 "복지부의 이 같은 현금 복지 정책은 저축동기를 단기간 유발하긴 하겠지만 좋은 직장을 찾아 성장하고자 하는 청년들의 의지를 죽이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 돈 준다고 파트타임을 전전하는 하위 계층들이 중산층이 될 리는 만무하다"며 "복지부가 제시하는 기준 시간과 액수만 맞추려 할 것이 분명해 복지병에 걸린 사람들을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현금 배당 정책에 한 번 맛들이기 시작하면 헤어나올 수 없게 된다"며 "결국 (현금 복지 정책은) 하층민을 양산하는 결과를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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