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 230~340억 영업손실 예상
'지역경제 활성화' 목적 LCC, 지역 공항서 발빼
"중장거리 노선 확대 장기적 대안 안되" 지적
   
▲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과 홍콩 시위,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각 사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저비용항공사(LCC)가 지난해 일제히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불매운동과 미·중 무역 갈등과 같은 국가적 이슈부터 줄어든 여행 수요가 항공사의 발목을 잡았다. LCC들은 지방 공항 활성화 기폭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중장거리 노선 확대는 장기적인 대안이 될 수 없어 올해 3개 항공사의 추가 구조조정이 이뤄질 거란 분석마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CC 업계는 지난해 모두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일 전망이다. 

LCC 맏형 제주항공은 2018년까지 2년 연속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영업손실 34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4분기 내국인 출국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한 데 이어 방일 한국인 관광객수요가 60%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국토교통부 규제에 따른 공급 제한으로 업계 2위 진에어는 국제선 공급이 20% 이상 감소하면서 영업손실 230억원이 전망된다. 티웨이항공 역시 320억원 적자가 예상된다. 올해 제주항공에 매각되는 이스타항공은 2018년 자본잠식률 47.9% 수준에서 지난해 700억원 규모의 자본 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노선 부진이 LCC 업계에 치명타를 안겼다. 일본정부관광국이 발표한 외국인 여행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 달간 방일 한국인 수는 전년 동월(58만8213명) 대비 65.1% 급감한 20만5000명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은 일본노선 공급을 50% 이상 축소해 탑승률을 평균 80%대로 올렸지만 되려 수익성은 악화했다. 진에어는 일본노선 공급을 약 60% 이상 감편하며 매출을 갉아먹었다. 일본 취항지가 12개에 이를 정도로 일본 노선 편중이 심했던 에어서울도 67% 줄였다. 

LCC들은 앞다퉈 중장거리 노선을 늘리고 있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에어서울은 국제선 단거리 노선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베트남 하노이, 나트랑 등 중거리 운항을 시작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상반기 호주, 하와이, 중앙아시아 등 중장거리 노선을 확정하고 연내 운항을 시작할 계획이다. LCC 업계에서 장거리로는 진에어가 유일하게 하와이를 운항하고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선 중형 항공기 도입과 조종사, 정비사 인건비, 연료비 등 운영비가 더 늘어나 LCC 업계에 장기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운영비는 1~2달 이내 바로 지급돼야 하는데 자본금이 탄탄하지 않은 항공사는 부침이 클 것"이라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LCC들이 출범하고 있지만 수요가 없어 지역 공항에서 발을 빼고 인천으로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티웨이항공은 무안~오이타, 무안~기타큐슈 노선을 정리하는가 하면 무안~제주 노선을 동계 스케줄 동안 비운항 조치했다. 에어부산은 대구공항 완전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올해 개선 요인이 없는 만큼 추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제주항공이 올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이스타항공 `빅3`와 나머지 LCC 구도로 재편된다. 

다른 관계자는 "좌석 수는 어찌됐든 채울 수 있지만 항공 매출의 20~30%를 차지하는 상용수요도 적어 수익성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지방발 수요가 기대치만큼 늘지 않으면서 올해 3개 항공사가 추가 정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허희영 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LCC들이 가격 경쟁력 카드를 내밀고 있지만 다른 국제 LCC와 비교하면 가격이 낮은 편이 아니다"며 "가격을 누가 더 낮추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느냐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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