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미래 전략 '플랜S' 발표…현대차 '2025 전략'과 보조
2025년까지 29조원 투자… 전기차 11종으로 라인업 확대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20)'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전략'을 선언한 것에 이어 기아자동차가 선제적 전기차 전환과 맞춤형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을 골자로 하는 중장기 혁신 계획 'Plan S(플랜S)'를 발표하며 행보를 맞췄다.

기아차의 '플랜S'는 현대자동차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골자로 하는 중장기 혁신 계획 '2025 전략'과도 보조를 맞춘 것이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CES 현장에서 미래모빌리티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전날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CEO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를 개최하고, 주주,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이같은 내용의 중장기 미래 전략 '플랜S'와 '2025년 재무 및 투자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기아차가 발표한 '플랜S'는 기존 내연기관 위주에서 △선제적인 전기차(EV) 사업 체제로의 전환과 동시에, 선택과 집중의 방식으로 △맞춤형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혁신 및 수익성 확대를 도모하는 게 핵심이다.

이 중에서도 '맞춤형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은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지난주 CES 2020에서 발표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과 궤를 같이 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미래 모빌리티 비전 구현을 위해 제시한 3대 모빌리티 솔루션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Hub(모빌리티 환승 거점) 중 기아차는 이번 '플랜S'를 통해 PBV와 Hub 사업 방안을 공개했다.

기아차는 환경오염 등 글로벌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전기차·자율주행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며, 차량 공유, 전자상거래 등의 확대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시장에서 선도적 경쟁력을 확보해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글로벌 대도시에서 지역 사업자 등 현지 파트너들과 함께 전기차 충전소, 차량 정비 센터, 각종 편의시설 등이 갖춰진 '모빌리티 허브(Hub)'를 구축하고, PBV 상품 고도화와 관련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모빌리티 허브는 환경 규제로 도시 진입이 불가한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의 환승 거점으로 활용하고, 향후 충전소, 편의시설 등 모빌리티 허브 내 인프라를 이용한 소규모 물류 서비스, 차량 정비 등 신규 사업 모델도 발굴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모빌리티 허브를 통해 확보된 도시 거점 내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로보택시, 수요응답형(on-demand) 로보셔틀 등을 운영한다.

   
▲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이 기아차의 중장기 미래전략 'Plan S'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기아자동차


BPV의 경우 니로EV, 쏘울EV 등 기존 차량에 별도 트림을 운영하는 과도기를 거쳐, 차량 공유 서비스 전용차, 상하차가 용이한 저상 물류차, 냉장·냉각 시스템이 적용된 신선식품 배송차 등 타깃 고객 전용 PBV를 개발, 공급할 계획이다.

이후 자율주행 기술이 보편화되는 시점에는 초소형 무인 배송차, 로보택시 등 통합 모듈 방식의 '스케이트보드(Skateboard)플랫폼' 기술 등이 적용된 전기차·자율주행 기반 맞춤형 PBV로 사업 모델을 확대한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달 4일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과 서비스의 결합을 통해 종합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을 2025년 전략적 지향점으로 설정하고 이에 맞춰 사업구조를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25 전략'은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의 2대 사업 구조와 △내연기관 고수익화 △전동차 선도 리더십 △플랫폼 사업기반 구축의 3대 전략 방향을 골자로 한다.

정 수석부회장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전략'을 전후한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장기 혁신 계획 및 투자 전략 발표는 현대차그룹의 양대 축인 두 완성차 업체를 통해 정 부회장의 비전이 구체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투자 측면에서 대부분의 기술과 부품, 플랫폼을 공유하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특성상 공동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각 기업별 중장기 사업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차는 이번 '플랜S' 발표에서 2025년까지 29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현대차는 지난달 '2025 전략'을 발표하며 같은 기간 61조1000억원의 투자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양대 완성차 기업에서만 6년간 총 9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기아차의 '플랜S' 발표에서 3대 모빌리티 솔루션 중 UAM은 제외돼 있다. UAM은 지난 CES 2020에서 PAV(개인용 비행체) 콘셉트 'S-A1'을 발표한 현대차가 중심이 돼 추진하고, PBV와 Hub 사업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협력하는 방식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