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빙, 일본 철수 계획 없어...현지 파트너사 물색 중
"로열티 문화 정착 후 해외진출 지원책도 마련돼야"
   
[미디어펜=김견희 기자]디저트 카페 설빙이 일본에서 인기를 끌던 중 돌연 폐업에 들어가면서 신규 파트너사를 물색하고 있는 가운데 프랜차이즈 기업의 해외 진출에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설빙에 따르면 2016년 마스터 프랜차이즈(MF) 형식으로 엠포리오와 계약을 맺고 하라주쿠, 하카타, 텐진 등 일본 현지에 6개 매장을 운영 중이었지만 지난달 31일 돌연 폐업을 선언했다. 엠포리오의 무리한 사업확장에 따른 경영의 어려움이 그 이유다.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은 프랜차이즈 기업의 직접 진출이 아닌 현지 사업자가 브랜드 운영 전반을 주도하는 방식이다.
 
설빙 관계자는 "엠포리오사는 잡화쪽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적자가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설빙을 신규 파트너사에게 양도하기 위해 폐업을 결정하게 됐다"며 "일본 철수 계획은 없으며 현재도 설빙 운영을 희망하는 기업들의 문의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 빠른 시일 내 다시 오픈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설빙은 한국식 빙수와 음료로 일본 현지에서 줄을 서서 먹는 맛집으로 부상할 만큼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하지만 마스터 프랜차이즈 파트너사의 경영악화에 따른 폐업 수순으로 브랜드 이미지는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설빙은 지난해 중국에선 상표권 문제로, 2017년에는 태국에서 계약 관련 문제로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업체가 해외로 직접 진출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빠른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유지가 어려운 업체와 계약을 맺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소송전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가맹거래 전문가는 "현재 코트라(KOTRA)에서 프랜차이즈 기업 해외진출 세미나를 열고 해외 기업과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원 중이긴 하지만 제한적이고 인프라의 한계도 있어보인다"면서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안정적인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선 각 나라마다 다른 가맹사업법제들을 지원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일본의 경우 가맹사업법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계약서를 토대로 양사 간 해결해야한다. 

또 전문가들은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제도적 정비가 완료된 이후 해외진출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 체계를 갖춰나가야한다고도 말한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수익구조는 '로열티' 보다는 식자재와 기자재 등 물류 매출에 쏠려있어 가맹점주들이 받는 부담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맹거래 전문가는 "최근 인테리어 비용으로 본사 수익을 얻는 행태는 많이 사라졌지만 물류비로 마진을 남기는 수익구조는 여전하다"며 "성숙한 로열티 문화가 정착된 이후 각 나라마다 다른 가맹사업법제들을 지원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안정적인 해외진출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