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대한항공 근로자·협력업체 생존권 뒤흔들어"
   
▲ 지난 14일 대한항공 노동조합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사진=대한항공 노동조합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KCGI·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반도건설 간 삼각 동맹체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이하 연합)'이 3월로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에 앞서 사내·외이사와 비상무이사 후보 명단을 발표하자 대한항공 노동조합이 "항공산업 기본도 모르는 낙하산 인사를 추천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노조는 연합에 대해 총력 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16일 대한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대한항공 노조는 지난 14일 성명서를 내고 "회사를 망가뜨리려는 외부 투기자본세력과 작당해 몸 담던 회사를 배신한 조현아 전 부사장 일당의 주주 제안은 한진그룹과 대한항공 경영권을 찬탈해 사리사욕을 채우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노조는 "KCGI와 반도건설은 욕심에 찌든 돈을 이용해 한진그룹 계열사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조 전 부사장과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공모했다"며 "2만명에 이르는 대한항공 근로자와 다수의 협력업체 직원들, 그 가족들의 생존권과 삶의 터전을 뒤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합이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운 인물은 항공산업의 기본도 모르는 문외한이거나 조 전 부사장의 꼭두각시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수족들도 구성돼 있다"며 "이들이 회사를 장악할 경우 무한경쟁의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노조 측은 "KCGI는 부산 사업부를 정리해 당장 돈 안 되는 노선을 정리함으로써 주가 차익을 노리려는 속내를 드러냈다"며 "반도건설 역시 한진그룹의 자산을 헐값에 이용해 잇속만 챙기려는 저의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연합은 허울 뿐인 허수아비 전문경영인을 앞세워 회사를 부실화하고, 직원들을 거리로 내몰아 돈만 챙기려는 투기 자본과 아직 깊이 반성해야 하는 조 전 부사장의 탐욕이 결합된 조직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노조는 "영혼 없는 주인 행세를 하려는 연합의 모든 시도에 우리 노조는 좌시하지 않겠다"며 "연합이 내세우는 낙하산 인사에 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총력 투쟁 및 저지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노조는 "대한항공 구성원들은 지난 2년 간 주주들과 국민들의 비판을 엄중히 받아들여 노조와 회사, 근로자와 관리자, 하청 기업과 원청 기업 간 소통하고 상생하는 기업 문화를 구축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덧붙여 "전 국민적 지탄을 받아온 조 전 부사장과 국민의 공분을 발판 삼아 대한항공 지배 구조를 비판하며 개혁을 주장하던 이들이 말도 안 되는 밀약을 맺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과 한진그룹 전 근로자들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손쉽게 이득을 얻고자 하는 연합 자본의 이합집산이 회사를 망치도록 방치하지 않겠다는 우리 노조의 의지를 지원하고 응원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같은 성명서가 나오자 항공업계에서는 회사 존립의 위협을 느낀 대한항공 노조가 조원태 회장 지원 사격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관계자는 "노조가 조 회장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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