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차전지 시장규모 114GWh…2025년 3배 성장 기대
SK·LG·두산·롯데·포스코 등, 국내외서 설비 신·증설 '러시'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2차전지 시장규모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소재 투자를 통한 수익성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지난해 610만대에서 2025년 2200만대 규모로 성장, 글로벌 전체 판매 차량의 21%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2차전지 시장규모도 같은 기간 114GWh에서 480GWh로 연평균 22%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롯데알미늄은 헝가리 터터바녀(Tatabánya) 산업단지에 1100억원을 투자, 내년 상반기까지 6만㎡ 규모의 2차전지용 양극박 생산공장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알미늄은 이 공장에서 매년 1만8000톤의 양극박을 생산, 유럽지역에 공급한다는 전략이며, 지난 24일 헝가리 외교부에서 진행된 투자발표회에 미쟈르 레벤테 외교통상부 차관, 박기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 부다페스트 관장 등이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 포스코켐텍 2차전지 음극재 생산 라인./사진=포스코그룹


양극박은 충·방전을 반복할 수 있는 2차전지의 용량 및 전압을 결정하는 양극집전체에 쓰이는 알루미늄박으로, 전기화학 반응으로 생성된 전자를 모아 방전시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SK그룹에서는 SKC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SKC는 화학사업 지분 절반을 매각하면서 확보한 자금으로 글로벌 1위 동박업체인 KCFT를 인수했으며, 지난달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2차전지 음극 소재로 쓰이는 동박은 배터리 고용량화와 경량화로 이어지는 모빌리티 핵심 소재로, 얇을수록 전지에 많은 음극 활물질을 채울 수 있다. KCFT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얇은 4㎛ 동박을 생산할 수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지난해 4월 출범한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로, 충북 증평에서 설비를 늘리고, 중국 장쑤청 창저우, 폴란드 등에서 설비 확충에 진력하는 등 습식 분리막 세계 2위에서 1위로 올라서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 24일(현지시각) 헝가리 외교통상부에서 열린 투자발표회에서 (왼쪽에서 2번째부터) 에쉭 로베트르 투자청장, 미쟈르 레벤테 외교통상부 차관, 조현철 롯데알미늄 대표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롯데알미늄


두산그룹도 2014년 룩셈부르크 전지박 제조업체 서킷포일 인수를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 자회사 두산솔루스를 통해 유럽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솔루스는 헝가리 공장 생산력을 2025년까지 연산 5만톤으로 확대하기로 했으며, 다음달부터 시양산에 돌입한다.

포스코케미칼도 지난 21일 LG화학과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3년, 계약규모는 1조8533억원에 달한다. 또한 광양에서 연산 6000톤 상당의 양극재, 세종에서 6만6000톤의 음극재 생산을 목표로 설비 신·증설에 돌입했다.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 및 충전을 결정하는 핵심소재이며, 음극재는 2차전지 충전시 양극에서 나오는 리튬이온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2차전지 등의 품목은 이미 기존 주력품목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빠르게 수출이 성장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신수출성장동력 특별지원' 등을 통해 수출 활력 제고 및 수출 구조의 질적 개선 등에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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