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 남품대금 산정 및 지급·물품강매 행위에 대한 입증책임 전환 규정 삭제해야"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상생협력법 개정안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정하고 있는 '과잉금지의 원칙' 중 법익균형성에 위배되는 위헌적 법률안이자 중소기업들의 경영도 어렵게 만드는 규정이므로 폐지돼야 한다."

9일 바른사회시민회의에 따르면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상생협력법 개정안의 법리적 검토' 관련 보고서를 통해 "올 1월 개정된 '부당 남품대금 산정 및 지급'과 '물품강매 행위에 대한 입증책임 전환 규정'도 삭제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중소벤처기업부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협력 법)' 개정안을 마련, 위탁기업(대기업)의 기술유용행위에 대해서도 입증책임을 전환시키고 이에 대한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법개정을 추진했다.

현재는 '부당 납품대금 산정 및 지급'과 물품강매행위에 대해서만 대기업에게 입증책임을 전환시키고 있는데, 앞으로는 기술유용행위에 대해서도 이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하도급거래를 종료한 후 그 거래상품과 유사한 제품을 자체 생산해 내거나 다른 업체를 통해 공급받으면 기술유용행위로 추정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셈이다.

그러나 중기부 홈페이지에 게시된 기술유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6만2092곳의 중소기업 가운데 기술유출 경험이 있는 업체는 0.7%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전 교수는 "상생협력법이 개정되는 경우 위탁기업들이 국내수탁기업보다는 상생협력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해외기업들과 위탁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로, 원점에서부터 그 역할의 타당성과 효율성을 재점검할 필요 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0.7%가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것을 일반화, 위탁관계종료후 수탁기업 외의 사업자와 그 대상물품을 거래한 경우 및 위탁관계 종료 후 위탁사업자 유사제품을 직접 제조하거나 제3자에게 제조위탁을 한 경우에도 기술유용을 추정하는 것은 대기업들이 더 이상 국내 중소기업과 위탁거래하는 것을 회피하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 교수는 "개정안에는 유용대상 기술자료를 유용했다고 수탁기업이 분쟁조정을 신청했으나, 위탁기업이 이에 응하지 않을시 중기부가 직권으로 조정하고 시정명령을 한 후 위탁기업이 이행하지 하지 않으면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형사처벌의 경우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이 적용돼야 하며, 그 중에서도 명확성이 원칙이 핵심내용"이라며 "그러나 현행법은 물론 개정안에도 유용대상 기술자료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점"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법률을 통해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법률제한으로 사인이 상실하는 사익보다 국가적으로 얻는 공익이 최소한 동일한 비중을 차지하거나 얻는 공익이 국가사회적으로 일실되는 사익보다 커야 하지만, 상생법 개정 이후 국내 대기업들이 국내중소기업들에게 위탁을 꺼리는 사태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개정안이 △법률유보 원칙 △피해의 최소성 원칙 △명확성의 원칙에도 위배될 뿐더러 중복규제 법률간의 정합성도 결여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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