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의 1위 KT…헬로비전 품은 LGU+와 격차 3.69%
IPTV 중심 고용량 콘텐츠 개발 집중…외형 확대 가능성도
   
▲ /사진=각 사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유료방송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우는 사이 1위 KT만 전전긍긍하고 있다. KT는 IPTV에서 차세대 미디어와 VR로 승부수를 띄워 점유율 지키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4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법인이 출범하면 KT그룹(KT+KT스카이라이프)의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31.31%, LG유플러스(LG유플러스+LG헬로비전)은 27.72%, SK텔레콤 계열(SK브로드밴드+티브로드)은 24.03%로 재편된다.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더뎌지며 KT가 딜라이브 인수에 주춤한 사이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M&A를 통해 1위 KT와 각각 3.69%, 7.28%로 점유율 격차를 좁혔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1개 사업자가 위성방송, 케이블TV, IPTV를 합친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33%)을 확보하지 못하게 한 제도로 지난 2018년 6월 일몰됐다. 이 안은 21대 국회로 넘어가며 KT의 발목을 완전히 풀어줄 시점을 가늠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정부가 법안 형태로 발의한 게 아닌 데다 총선으로 공식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딜라이브(6.45%), CMB(4.93%), 현대HCN(4.07%) 중 하나를 품어도 규제 대상에 오르지 않아 공격적인 인수에 나서는 데 비교적 마음이 가벼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딜라이브는 최근 손자회사를 파는 분리매각을 한 데 이어 자회사 IHQ 추가 매각이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만 떼내 통신사와 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같은 분위기는 KT에 압박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KT는 IPTV를 앞세워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를 따돌릴 계획이다. 최근 케이블 시장의 쇄락으로 케이블 사업자들이 IPTV에 흡수되는 만큼 최고 강점인 IPTV에서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19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유료방송시장에서 IPTV 가입자 점유율은 47.8%로 2015년 대비 7.5% 성장한 반면 케이블TV 비중은 42.2%로 6.5% 감소했다. KT의 지난해 IPTV 가입자 수는 835만명으로 SK브로드밴드(519만명), LG유플러스(432만명)를 앞서있다.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가 추가 합병을 하더라도 IPTV로 가입자 이동이 막혀 있는 점도 이같은 전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IPTV를 중심으로 기술과 차세대 미디어에 방점을 찍는다는 구상이다. 디스커버리와의 합작법인 설립이 한 예다. KT는 디스커버리와 합작투자회사를 출범하고 드라마, 리얼 버라이어티 등 기성 콘텐츠 외에 새로운 자체 제작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앞으로 이같은 고용량 콘텐츠를 쏟아내고 IPTV와 VR에 동시 공급해 가입자와 혁신 모두를 잡는다는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시청의 형태가 달라지고 있는 것을 고려해 인터넷 기반 IPTV와 고용량 실감형 콘텐츠, VR을 한꺼번에 연동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불확실성에도 가입자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 가능성도 열어놨다.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사장은 지난 1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디어 전문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외형'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인수합병은 실익을 따져보고 이득이 있다면 못할 이유도 없다"며 "지금은 기술적으로나 컨텐츠 면에서 지속적인 IPTV 성장을 가져가 방송 선두를 지키는 게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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