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불안정 속 '책임경영' 솔선수범
총 280억원 사재 털어 주주가치 제고
계열사 경영진·임원진 자발적 동참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사재를 털어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등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등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회사의 주가가 급락하자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이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이 같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솔선수범에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경영진과 임원진도 동참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현대차·현대모비스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약 90억원 상당의 주식(현대차 6만5464주, 현대모비스 3만3826주)을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전날인 23일에는 같은 주식 190억원어치를 매입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실제 주식 매입일은 19~20일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틀간 현대차 20만4464주, 현대모비스 10만6378주를 140억원씩 총 280억원어치 사들였다. 19~20일은 코스피가 1400~1500대에 머물던 때다. 

이번 주식 매수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현대차 지분율은 1.88%로 0.07%포인트 상승했다. 현대모비스 지분은 기존엔 없었다가 0.11%를 갖게 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에 따른 금융 및 주식시장의 불안정 상황에서 회사를 책임감 있게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활동"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주주가치 극대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주주들에게 약속한 바 있다. 비록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폭락하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기업 총수로서 책임을 지고 대규모 주식을 매입함으로써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현대모비스 임원진의 위기 극복을 위한 자발적 주식 매입과 함께 정의선 수석부회장 등 경영진의 이번 활동이 미래 기업가치 향상 및 주주 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에서는 정 수석부회장 외에도 경영진과 임원진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7일 편광현 현대차 경영전략1실장(상무)을 비롯, 윤상훈 경영전략2실장(상무), 김남영 냉각시스템개발실장(상무), 정경석 경영총괄2PM(상무) 등이 현대차 주식을 매입한 데 이어 19일에는 이원희 대표이사 사장이 주식 매입에 나섰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현대차 주식을 매입한 23일에는 서보신 현대차 생산품질담당 사장과 정주용 감사팀 상무도 동참했다. 특히 서보신 사장과 이원희 사장은 이번 주식 매입에 각각 3억여원과 1억여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지난 13일 2명, 18일 70명 등 총 72명의 임원진이 자사주를 매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회사의 상황과 미래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 시장에서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번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현대차그룹 계열사 경영진과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위기 상황일수록 총수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 응집력을 보여준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차 이사회의 의장으로 선입되며 좀 더 강화된 책임경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현대차의 이사회 의장에 선임되며 그룹의 운영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글로벌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 경제위기 우려가 고조되고 있어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효율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 현대차의 이사회 의장으로 선입됐다.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유연한 시장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이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빠르게 체재전환 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그룹의 중대한 결정을 직접 결정하고 있던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입지가 넓어지고 좀 더 강화된 책임경영을 통해 현대차그룹 역시 제조업에 국한됐던 과거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성장가능성을 보유한 회사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