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소비 늘며 택배 물동량 증가세에 골판지 수요도 늘어
골판지 제조사, 폐지값 하락에 실적 개선 전망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글로벌 코로나19의 확산 탓에 대다수 산업군이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 택배업계와 골판지업계는 오히려 코로나 시국에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8일 택배 업계에 따르면 비대면을 뜻하는 '언택트' 소비가 늘어가며 택배 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에 따라 CJ대한통운의 1분기 실적이 양호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 CJ대한통운./사진=CJ대한통운


대신증권은 코로나19에 따른 택배물동량의 증가로 CJ대한통운의 1분기 택배처리량을 3억4000만박스에서 3억6720만박스로 상향 조정했다. 평균 택배 단가는 2049원으로 예상된다. 또한 매출액 2조5896억원, 영업이익 874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사업부문별 매출로는 CL 6044억원, 택배 7525억원, 글로벌 1조527억원으로 추정된다. 고객의 주문에 맞춰 물류센터에서 제품을 선별, 포장하고 배송하는 곤지암터미널 풀필먼트 서비스 계약은 진행 중에 있고, 2분기까지 계약 기업들의 입점이 이뤄져 다음분기 실적 또한 호조세를 보일 것이란 설명이다.

또한 유휴자산인 부동산 매각을 통해 70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점쳐져 재무구조가 한층 더 견실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 한진/사진=한진


한진 역시 택배 사업부의 호황으로 견조한 실적을 보일 전망이다.

한진의 올해 1분기 매출은 5052억원, 영업이익은 동기대비 11.1% 늘어난 204억원으로 추정된다. 평균 택배 단가 2267원 기준이다. 1~2월 택배 처리량이 전년동월대비 각각 3.8%, 40% 증가했고, 3월분 역시 20~30%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택배터미널의 처리용량은 지난해 하루 평균 140만건이었으나, 올해는 170만건으로 21.4% 늘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현재까지 1분기 전체 처리량은 9860만박스로 추정되나, 최근 추이를 볼 때 이보다 높을 가능성도 있다.

택배 용량이 급격히 늘어난 배경은 한진의 핵심 고객인 쿠팡·GS홈쇼핑·농협발 물량이 대폭 증가한 것이 꼽힌다. 

   
▲ 골판지./사진=태성산업


이 같이 택배사들 실적이 기대되는 가운데 골판지 업계도 함박 웃음을 내보이고 있다. 택배업이 성행하면 포장재인 골판지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골판지 제조사 아세아제지·태림포장·신대양제지·삼보판지·한국수출포장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SK증권은 "국내 코로나 사태의 진정 국면 전까지는 온라인 주문 확대로 택배 상자 원재료인 골판지 수요 증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일부 소비자들의 소비습관이 온라인 방식에 익숙해져 매출 증가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골판지의 원자재인 폐지 가격의 유례 없는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돼 골판지 제조업계는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한국제지연합회 관계자는 "연간 120만톤이 넘는 종이류가 수입돼 국내 재활용 능력을 초과하는 폐지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들이 맞물림에 따라 택배업계와 골판지를 만드는 일부 제지사들의 실적은 당분간 '맑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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