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vs 배현진 양강 구도 속 정의당 안숙현도 경쟁 체제
관록 중진 인물론 vs 평범한 직장인 출신 유세 열기 뜨거워
   
▲ 서울 송파을은 최재성 민주당 후보와 배현진 통합당 후보의 양강 구도가 만들어졌지만 10일 기자가 취재한 현장에선 정의당 우리공화당 국가혁명배당금당 유세 열기도 뒤지지 않았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손혜정 기자]2년만의 '리턴매치', 그러나 사뭇 달라진 지역 분위기.

4.15 총선에서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배현진 미래통합당 후보가 재격돌하는 서울 송파을 '빅매치'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송파을은 최 후보와 배 후보의 양강 구도가 만들어졌지만 여기에 안숙현 정의당 후보, 권주 우리공화당 후보, 김주연 국가혁명배당금당 후보 등이 경쟁하고 있다. 10일 기자가 취재한 송파을 현장에선 정의당과 우리공화당, 국가혁명배당금당의 유세 열기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 '허니문' 시기에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는 '문재인의 복심' 최재성 후보가 송파을의 선택을 받고 4선 의원이 됐지만 이번만큼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신선한' 3040 청년 배현진 후보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송파을은 당초 보수세가 강했던 '강남 3구'에 속한 지역이지만 2016년 총선과 2018년 재보궐 선거에선 내리 민주당 당선자를 배출시켰다.

하지만 '정권 심판'으로 설욕을 다짐한 통합당의 배 후보가 지난 2년간 지역당협위원장으로 착착 기반을 다져와 이번 총선에선 지역 표심이 심상치 않다. 민주당의 수성이냐 통합당의 '보수 텃밭' 재탈환이냐, 총선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다.

   
▲ 최재성 민주당 후보가 10일 송파역 3번 출구에서 선거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미래통합당의 당색 '핑크' 컬러의 코트를 입은 배현진 후보가 10일 잠실새내역 3번 출구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송파을 승패 가를 최대 이슈는?

송파을의 핵심 이슈는 누가 뭐래도 '부동산' 문제다. 가락동 '헬리오 시티' 입주민 9510 세대(3만여명)는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정책에 불만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펜'이 지역에서 만난 운송업 종사자가 "아파트 단지 표심에 달려있다"고 할 정도로 '헬리오 시티'는 선거 당락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최 후보와 배 후보 모두 1호 공약으로 '종부세' 인하를 내세웠다. 다만 최 후보가 속한 여당과 정부의 주론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거물급' 중진 의원의 힘으로 당론을 바꿀 수 있을지 단지 수사에 그칠지도 지역민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눈치다.

재개발·재건축 문제도 오래된 현안이다. 지역민들은 주공5단지 재건축 문제로 박원순 서울시장과 오랜 시간 갈등을 겪고 있다. 여기에 송파시립실버케어센터 건립 문제와 최근 박 시장이 잠실종합운동장에 해외 입국자 전용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던 문제도 선거판 이슈로 작용하고 있다.

   
▲ 송파구 헬리오시티 입구. 정부의 종부세 정책에 대한 헬리오시티 입주민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사진=미디어펜

■ "송파을이 5선 국회의원·당대표 만들어달라"

"2년 전 송파구에서 최재성을 선택, 4선 (국회의원) 만들어주셨다. 5선 만들어주시면 저 최재성이 집권여당 당대표가 되어 '통합 대한민국' 만들 헌법 개정하겠다. 정당개혁·국회개혁·정치개혁 이루겠다."

최 후보는 이날 송파역 3번 출구 유세현장에서 이같이 말하며 '헌법대개정위원회'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최 후보는 연설 내내 '4차산업혁명시대'를 강조하며 이에 맞는 다양한 법·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를 위해선 관록 있는 '거물급' 국회의원이 집권여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하며 '정치 신인' 배 후보를 겨냥한 차별화를 공략했다.

앞서 최 후보는 이날 파크하비오사거리에서도 "배 후보는 정당 지지율이고 저는 인물"이라며 '경륜'과 '인물론'을 앞세웠다.

아울러 지역 최대 관심사인 '1주택 실거주자 종부세 감면'에 대해서도 "7부 능선을 넘었다"며 "종부세 감면은 제가 1년 넘게 청와대와 정책 당국을 설득했다"고 '실제 해결 가능성과 능력'을 부각했다.

이날 파크하비오사거리에서 최 후보는 30~40대로 보이는 젊은층 유권자들로부터 "최재성 파이팅" 환호를 받기도 했다. 지역주민 60대 부부도 "현재 민주당이 모든 걸 잘하고 있다"며 민주당과 최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 후보 측 관계자는 "(송파을) 지역 분위기가 다시 과거로 회귀했다"며 민주당은 다시 험지로써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방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 최재성 민주당 후보가 송파을 파크하비오사거리에서 지지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최재성 민주당 후보가 송파을 지역주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꼭 이겨야 한다는 말씀, 가장 많이 듣는다" 

"부동산은 경제문제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을 정치로 바라봤다. 우리 송파을 주민들께서 열심히 살면서 겨우 마련한 집 한 채에서 자식 출가시키고 소득도 없이 사는데 '가진 자에게는 과도하게 세금을 올려도 된다는 정치 논리'가 작용했다. (주민들이) 종부세 때문에 못살겠다 하신다."

이날 오후 배 후보는 잠실새내역 3번 출구 유세현장에서 이같이 말하며 '경제'와 '원칙'을 강조했다. 배 후보는 굳이 '청년'을 앞세우지 않고 '평범한 배현진'을 내세웠다.

그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부동산 문제는 당장 제 얘기이기도 하지만 청년 국한이 아닌 전체 세대의 문제"라며 "국민들께서 필요한 건 '당대표·5선'이라는 개인의 꿈(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해주는 일꾼"이라고 최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배 후보는 "실제 회사생활도 해봤고 대출도 받아보고 직접 돈을 벌어본 사람"이라며 여느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유권자들로부터 '꼭 이겨야 한다'는 말씀을 가장 많이 듣는다"고 전했다.

이날 배 후보 유세 현장에서는 성별·세대불문하고 배 후보에 대한 성원의 열기가 뜨거웠다. 배 후보와 서로 사진을 찍으려는 요청이 쏟아졌으며, 고령의 보수 성향 지지자들은 물론, 2030 젊은 남녀 지지층 사이에서도 그에 대한 높은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지역 거주 20대 남성 유권자는 자신을 "보수"라고 소개하며 "세금 문제는 물론, 안보가 걱정된다"고 배 후보와 통합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또 다른 20대 남성 지역주민도 동일한 이유로 "2번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배 후보 측 관계자도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여론조사보다도 우호적인 분위기가 피부로 느껴진다"며 "젊은 후보다 보니 그에 맞는 젊은 지지층의 지지율도 높다"고 말했다.

   
▲ 배현진 통합당 후보가 지역 유권자들에 둘러싸여 있다./사진=미디어펜

   
▲ 배현진 통합당 후보가 10일 지역의 2030 청년 유권자와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종부세 문제보다 시급한 건 코로나 해결...착한 임대료"

정의당의 안숙현 후보는 두 후보와는 차별화된 '민생 문제'를 파고들었다.

안 후보는 이날 가락시장을 찾아 유권자들에게 일일이 인사하며 바닥민심 기반부터 다지며 들어왔다. 그는 "민생문제에 대해선 종부세·재개발을 내건 다른 후보들과 생각이 다르다"며 "다 죽게 생겼는데 이 논의는 한가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코로나가 다 쓸고 갔다. 전 국민이 힘들다는 게 느껴진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두 번, 세 번 방문하면 폐업한 가게가 많다.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난기본소득은 하위·중위 따지지 않고 전 국민에게 현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고용유지지원금이 기업뿐만 아니라 자영업자에게도 많이 지원돼서 어쩔 수 없이 해고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착한 임대료가 시행될 수 있도록 강한 행정권력이 나서야 한다"며 "'최소한 3개월 유예만'이라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장지역 유세 현장에서도 "노동자가 당당한 나라, 여성이 안전한 나라, 자영업자가 마음 편히 장사할 수 있는 나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나라, 어느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인간다운 존엄을 누릴 수 있는 나라 만들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 안숙현 정의당 후보가 10일 장지역 부근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사진=안 후보 측 관계자 제공

   
▲ 안숙현 정의당 후보가 10일 가락몰시장에서 지지자와 만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현장에서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를 듣다, "민주당" vs "젊은 신인"

현지에서 기자가 만난 최 후보 지지자들은 대부분 최 후보 측이 강조하는 '인물론'과 아울러 '민주당'에 대한 강한 지지 의지도 밝혔고, 반면 배 후보에 대해서는 통합당에 대한 지지 뿐 아니라 후보 개인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30대 남성 유권자는 "1번을 지지한다"며 자신의 성향이 원래 민주당이라고 밝혔다. 한 50대 남성 유권자도 "잘하든 못하든 당만 보고 찍는다"며 민주당을 추켜세웠다. 50대 여성 지역주민은 "특별한 사람이 없기 때문에"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반면 배 후보에 대한 지지층은 성별과 연령 불문하고 '정권 심판'에 수렴하는 경제·교육·안보 문제 등을 이유로 꼽았으며 '젊은 신인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기자가 현지에서 만난 70대 여성 지역주민은 자신을 "광주 출신"이라고 소개하며 "자식 세대를 생각하면 통합당을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공수처',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문제', '기업 규제와 강성노조 문제' 등을 열거하며 "민주당이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송파을 파크하비오사거리에서 유권자가 부착돼있는 선거 포스터를 바라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한편, 이날 잠실새내역 배 후보의 유세 현장에는 여대생 3명이 "미래통합당 찍지말라"며 구호를 외치는 등 퍼포먼스를 벌였다. 기자가 접근하자 이들은 "대학생 1인 시위"라고 답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1인 고성 시위'를 직접 촬영하기도 했다.

배 후보 측 선거원은 "이들이 아침부터 쫓아다니며 선거운동을 방해했다"며 "대진연(대학생진보연합)이냐고 묻자 1인 대학생 시위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통합당은 친일이고 그 근거로는 나경원이라고만 답하더라"라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대진연은 친북 성향의 단체로 알려져 있으며 오세훈 나경원 등 통합당 유력 후보들의 선거운동 방해 혐의로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 여자 대학생 3명이 배현진 통합당 후보 선거유세 현장에 나타나 '미래통합당을 찍지 말라'고 고성을 내지르는 등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1명이 고성시위, 1명은 촬영, 나머지 1명은 지켜보고 있다. 이들은 '대학생 1인 시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청으로 기자가 촬영한 사진은 삭제했으며 해당 사진은 시민으로부터 제보를 받았다./사진=시민 제보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