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목표 절반에도 못미치는 6500가구 분양…연간 실적 안갯속
   
▲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사진=HDC현대산업개발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의 표정이 모처럼 밝다. 예상을 뛰어넘는 1분기 실적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간 실적에 대한 리스크를 감안하면 마냥 미소를 지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3일 2020년 1분기 별도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1조38억원, 영업이익은 13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13.9%, 영업이익은 13.6% 증가한 수치로 증권업계에서 예측한 1분기 전망치보다도 크게 상회한다. 이달 초 증권업계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가 전년 대비 크게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출액 전망치는 8486억원, 영업이익 전망치는 878억원으로 예측됐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건 등 악재에 골머리를 앓던 정경구 대표이사는 뜻밖의 서프라이즈 기록에 한 시름 돌린 모습이다.

이달 말로 계획했던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코로나19 여파에 아시아나항공의 적자와 부채규모가 감당할 수 없게 불어나며 다시 한번 미뤄지게 됐다.

이달 초 중국과 미국이 두 회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하고 기업결합승인 중 러시아 한 곳만 남은 상황이지만 아시아나항공의 경영난으로 남은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리스크는 앞서 업계에서 내놓은 1분기 전망치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업계의 우려를 샀다.

분위기를 전환시키는데 기여한 뜻밖의 성적은 충북 청주시 '청주가경아이파크2단지'의 조기 입주이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홍골지구 가경동 323번지에 위치한 이 단지는 75~119㎡ 총 664가구로 HDC현대산업개발이 2017년 분양을 시작했다. 올해 4월부터로 예정됐던 입주기간이 올해 2월에서 6월 중순까지로 앞당겨지며 1분기 매출에 반영됐다.

건설사의 회계 인식은 공사 진행에 따라 매출이 분산되는 진행률 기준이 아닌 입주 시점에 따라 인도 기준으로 한번에 인식된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인식된 청주 가경의 입주율은 65%로 2분기 잔여세대 입주에 따라 자체주택 매출 기여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경구 대표이사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청주가경아이파크2단지 조기 입주가 1분기 실적은 끌어 올렸지만 연간 실적은 아직 안갯속에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택 경기 침체도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지난해 분양 가구가 목표 1만5000가구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6500가구에 머무르며 2018년 1만2000가구에 비해 크게 감소한 점도 연간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1만9200가구 분양 공급이 예정돼 2021년에서 2022년 자체 주택 매출액 성장성은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외주 주택의 경우 부진한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올해 실적이 피크아웃이 예상돼 이익 성장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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