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리포트 국회 제출…"20대 국회, 유종의 미 거둬달라"
   
[미디어펜=나광호 기자]20대 국회임기가 이달 말 만료를 앞둔 가운데 경제계가 코로나19 극복 지원 관련 9개 경제입법 과제 처리를 촉구했다. 20대 국회에 계류중인 법안들은 이번 임기가 끝나면 모두 자동 폐기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대 마지막 국회에 바라는 경제입법 과제'를 담은 상의리포트를 신임 원내대표 및 해당 상임위 등 국회에 전달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리포트에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특히 중요하고 긴급한 9개 과제, 11개 법안을 선별했다. 

대한상의는 '한국형 뉴딜' 정책, 투자활성화, 소외·피해부문 지원 등 3개 분야 7개 과제(9개 법안)를 건의했으며, 여야간 이견이 없어 논의만 이뤄지면 통과 가능한 2개 과제(2개 무쟁점법안)도 함께 처리해줄 것을 요청했다.

여기에는 △공인인증제 폐지 △원격의료 확대 △임시투자세액공제 부활 △R&D 투자 활성화 지원 △핀테크 산업 육성 △재활용산업 활성화 등이 포함됐다.

우선 한국형 뉴딜의 경우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비대면 산업 육성이 언급됐다. 디지털 경제는 인증과 거래가 빠르고 편리해야 하는데, 국내는 공인인증서가 독점적 지위를 갖고 새로운 인증기술 및 전자서명 등 신사업을 막고 있다는 점에서 '전자서명법 개정안' 처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 입법도 촉구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전화진료와 처방의 효율성 및 편리성이 입증됐고, 미국·일본 등 경쟁국이 이미 활용 중인 상황에서 17대 국회부터 발의됐던 입법과제가 미뤄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앙재난안전재책본부에 따르면 올 2월24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상급 종합병원(14개), 종합병원(109개), 병원(353개), 의원(2596개) 등 3072개 의료기관은 총 10만3998건의 전화진료를 실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 '상의리포트-20대 마지막 국회에 바라는 경제입법 과제' 주요 내용/사진=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의는 과거 경기침체기마다 운영했던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를 부활시켜 모든 기업에 투자금의 10%를 3년간 세액공제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입법도 요구했다. R&D 세액공제율은 지난 10년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주요국 중 최하위권까지 낮아졌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소외·피해부문을 지원하는 법안들의 처리도 건의했다. 자발적 기부의 경우 미국과 중국은 개인기부금을 전액 소득공제하는데 한국은 15~30%만 세액공제하는 등 공제방식·공제율 모두 기부자에게 불리하다는 것이다. 

이어 법인이 가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고 4대 보험 등 노동관계법을 적용하면 국가가 인증하는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을 위한 법률 제정안' 통과도 요청했다. 가사근로자는 지위를 보호받고 양질의 가사서비스가 확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도 기대된다.

대한상의는 "미국·프랑스 등은 도로를 활용한 옥외 테라스영업을 할 경우 보행폭 및 점용료 등 기준이 명확하다"며 "한국도 허용기준을 확립하고 상업 목적의 도로점용 허가제를 규정한 '도로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관광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주요국에 비해 한국은 금융업 관련 자본금 요건이 지나치게 높아 핀테크 등 신산업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보험업의 최소자본금 요건을 30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보험업법 개정안'의 입법처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재활용산업 활성화와 관련해서는 "폐기단계의 제품·부품을 재활용하는 경우 한국은 정부가 65개 품질인증가능품목을 고시하지만 미국·EU 등은 고시제도가 없다"며 "품질인증가능품목을 원칙적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방식으로 바꾸는 '환경친화적 산업구조로의 전환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건의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기업정책팀장은 "이번에 임기만료로 주요 법안들이 폐기되면 21대 국회의 원구성과 법안 재발의 과정을 거쳐야해 코로나19 극복 관련 법안, 민생 현안들이 언제 해결될지 기약하기 어렵다"면서 "20대 국회가 막바지에 이른 만큼 사명감을 갖고 중요한 법안들을 5월 중 꼭 처리해 유종의 미를 거두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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