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멕시코 등 남미는 여전
시간당 생산량 회복에 시일 걸릴 듯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달 넘게 문을 닫았던 현대·기아자동차의 글로벌 주요 공장이 점진적으로 재가동에 들어간다. 

다만 브라질과 멕시코 등 중남미 공장은 셧다운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서서히 회복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기존 수준의 정상가동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공장이 재가동에 나선다. 현대차는 지난 3월 18일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가동을 중단한 앨라배마 공장을 지난 4일(현지시간)부터 재가동 중이다. 셧다운(일시폐쇄) 기간만 47일에 달했다.

   
▲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공장 전경. /사진=현대자동차


같은 날 기아차 조지아 공장도 재가동했다. 3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셧다운 직후 이곳 기아차 공장도 3월 19~20일 가동을 중단했다. 앨라배마 공장에서 엔진을 공급받는 만큼 이곳의 여파가 기아차까지 미친 셈이다.

기아차는 이후 조업을 재개했으나 열흘 만인 3월 30일 다시 생산을 중단했다. 이후 35일 만인 지난 4일 재가동 했다. 기아차는 셧다운 기간 중 생산설비를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본격적인 미국 출시를 앞둔 중형세단 K5 생산을 위해서다.

현대·기아차 미국 법인은 "확산방지와 예방조치를 동시에 추진하며 4일부터 공장 가동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차 미국 공장은 각각 한국의 충남 아산공장을 베이스로 건설했다. 연산 30만 대 생산이 가능한 곳으로 특히 앨라배마 공장은 꾸준히 110% 수준의 가동률을 보여왔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약 33만5000대, 기아차 조지아 공장은 약 27만4000대의 신차를 생산했다.

이밖에 유럽 공장도 차례로 재가동에 나섰다.

지난달 20일 현대차 터키공장이 재가동을 시작했다. 체코와 러시아에 이어 유럽 현대차의 세 번째 재가동이다. 앞서 현대차 터키 공장은 3월27일부터 4월19일까지 3주이상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3일과 14일에 각각 러시아와 체코 공장이 재가동에 나선 바 있다.

유럽에 이어 인도 공장도 재가동에 나선다. 현대차 첸나이 공장은 5월 둘째 주 부분적으로 조업 재개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인도의 봉쇄 조치는 오는 17일까지다. 다만 첸나이 공장은 인도 정부가 내건 경제활동 허용 조건에 해당해 당국의 재가동 승인을 받았다. 첸나이 공장은 3월22일 이후 공장 가동을 멈췄다.

반면 기아차 사정은 엇갈렸다. 같은 인도지만 지방정부 지침이 달라 기아차 인도 공장은 셧다운을 좀 더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도의 지방정부는 근무 인원과 근무 시간 등을 별도 지침으로 정해 부분 가동을 허가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 인도공장. /사진=현대차


미국과 인도 공장이 점진적으로 재가동에 나섰지만, 멕시코와 브라질 등 중남미 공장은 여전히 셧다운 상태다. 이날 로이터를 포함한 외신과 기아차 등에 따르면 지난달 6일부터 시작한 기아차 멕시코 공장의 가동 중단 기간이 연장됐다.

멕시코와 브라질의 자동차 생산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급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간 멕시코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모두 372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98.8%나 줄었다. 멕시코 정부가 봉쇄령 연장을 결정한 만큼 재가동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 이밖에 현대차 브라질 공장이 이달 마지막 주까지 셧다운을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 유럽, 인도 등 주요 공장이 재가동에 나섰지만 생산물량은 일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물량 감소로 인해 국내 일부 공장도 일시 휴업을 계획 중이다. 기아차 광주 제2공장은 25일부터 29일까지 다시 휴업에 들어간다. 마지막 주 월요일부터 금요일로 조업일 수 기준 5일 휴업이다.

스포티지와 쏘울 등 하루 900대를 생산하는 이곳은 북미와 유럽시장 수출물량이 줄어들면서 감산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휴업으로 약 5000대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부품수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각 정부가 근로시간과 형태 등에 유연성을 조건으로 재가동을 허가한 상황이다"며 "재가동에 나서도 시간당 생산량 UPH(Unit Per Hour) 회복까지 시일이 필요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절대적인 글로벌 업황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볼 수는 없지만 현재 시장의 관심은 중국의 포스트 코로나 상황에 집중되고 있다"며 "레벨은 여전히 낮지만 회복 추세에 방점을 두고 있고 불확실성 여전히 크나 업종 주가의 점진적인 우상향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