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발전사업 줄고 주택 확대…정비사업 주력
2019년 주택 정비사업 2조 7000억원대 수주
국내 건설업계에서 중견건설사들은 주택사업을 기반 삼아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대형사 반열에 오르는 곳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대형건설사와 출발선이 달랐음에도 끊임없는 담금질로 성공 DNA를 장착했다. 본보에서는 중견건설사의 성공 DNA를 일깨운 주요 현장 및 사사(社史), 오너 일가 등의 스토리를 재조명해 시리즈로 소개한다.<편집자주>

[건설사 성공DNA-⑥포스코건설(2)]강남 뚫고 주택사업 강자로 거듭나

[미디어펜=유진의 기자]2013년 이후 그룹사 그늘에서 벗어난 포스코건설은 주택사업에만 몰두하며 정비사업 실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필리핀, 이라크 등 해외 사업장에서도 내실을 다져나가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신반포21차를 통해 강남 입성에 성공한 만큼 향후 정비사업 강자로 거듭날 전망이다.

   
▲ 포스코건설 사옥 전경./사진=포스코건설


◆신반포21차로 강남 뚫고 주택사업 강자

포스코건설은 글로벌 철강사 포스코그룹의 계열사인 만큼 태생인 플랜트를 기반으로 경력을 쌓아왔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플랜트 사업을 비롯해 각종 토목 공사 등에 주력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국내에서도 주택보다는 인프라를 비롯한 발전사업 등의 비중이 컸고, 지금도 신안산선과 서부내륙고속도로 사업 등 인프라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하지만 지난 몇년간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해외사업은 녹록지 않았지만, 국내 주택시장은 호황기를 보내면서 포스코건설 역시 주택사업 비중을 늘렸다. 이 중에서도 포스코건설은 지방 대형시장을 중심으로 주택사업을 펼쳤다. 부산 해운대 엘시티와 지난해 수주한 광주 북 풍향구역 재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서울 도심에서의 사업은 많지 않았다. 경쟁사들이 강남 등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를 위해 공격적으로 활동한 것과 비교해 포스코건설은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은 리모델링 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 포스코건설의 신반포21차 재건축 조감도./사진=포스코건설


주택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의 60%를 넘어서고 국내 주택시장도 변곡점을 맞으면서 지방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던 포스코건설은 신반포21차를 통해 강남 진입을 노렸다. 결국 주택사업 경쟁력을 입증하고 지속성장을 위한 먹거리 확보를 위해 2년여 동안 공을 들여 정비사업강자 GS건설을 꺾고 사업을 따냈다.

이로써 포스코건설도 이제 명실상부한 주택 사업 강자 자리매김한 셈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창사 이후 ‘최대 정비 사업 수주’라는 실적으로 주택 사업 강자를 증명하기도 했다. 

포스코건설은 다른 대형 건설사에 비해 주택 사업 경험이 비교적 부족한 편이지만 최근 도시 정비 사업 신규 수주 등에 힘쓰며 주택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건축 주택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13년 29%에서 계속해 늘어 지난해에는 68%까지 높아졌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7조6500억원, 영업이익 2475억원을 거뒀는데 주택 부문을 포함한 건축 부문에서 연결 기준 영업이익 2960억원을 올렸다. 

   
▲ 포스코건설이 광주광역시 풍향구역을 재개발해 지을 새 아파트 조감도./사진=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 지난해 정비사업 2조7400억원 수주... 전체 2위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모두 11건의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사업금액은 2조7452억원 상당. 3조에 가까운 호실적이다.

전체 건설사 중 현대건설에 이어 전체 2위이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정비사업에서 ‘2조 클럽’에 가입한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 뿐이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 이른바 고강도 규제로 지난해 건설 경기는 혹한기를 맞았다. 10대 건설사 대부분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실적에 그친 사실을 감안하면 포스코건설의 정비사업 성과는 더욱 돋보인다. 

포스코건설의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액(2조7452억원)은 2018년(1조3348억원)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회사가 지난해 수주한 정비사업 중 특이점은 재개발·재건축 외에 '리모델링' 사업이 많다는 것이다. 광주 북구 풍향구역 재개발(8477억원), 경기 용인 수지 초입마을 리모델링(4076억원) 등이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1월 대구 중리지구 재건축(3168억원) 수주를 시작으로 △4월 제주 이도주공1단지 재건축(2300억원) △4월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1405억원) △4월 강원 소양촉진2구역 재건축(1950억원) △4월 서울 잠원훼미리 리모델링(1114억원) △10월 서울 성수장미 재건축(841억원) △11월 광주 풍향구역 재개발(8477억원) △11월 문정시영아파트 리모델링(2600억원) △11월 신반포18차 337동 재건축사업(530억원) 시공권을 확보했다.

   


◆그룹 일감 감소·해외사업 손실, 주택사업으로 회복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3년 이후 그룹 계열사의 일감이 대폭 줄면서 하락세가 이어졌다. 모기업 포스코가 철강 업황의 부진으로 신규투자에 보수적으로 나서자 2014년부터 그룹사의 발주 물량이 급감했고, 10조 원대에 이르던 포스코건설의 연 매출은 급기야 2016년 7조 원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2013년까지 절반 가까이 됐던 내수매출 비중은 2014년 40%대로 떨어진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쪼그라들었다. 이 기간에 해외사업에서 대규모 손실까지 더해지면서 포스코건설은 이중고를 겪었다.

이에 포스코건설은 주택사업 중심의 수주 전략을 통해 해답을 찾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2016년 연결기준 영업손실 5090억원, 당기순손실 678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7년 3003억원의 영업이익과 80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곧바로 흑자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3041억 원, 순이익 1334억 원을 안정적 실적을 보였다. 부채총액도 2016년 5조 2425억원에서 2017년 4조 5615억원으로 줄어든데 이어 지난해 3조 5691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수주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올 상반기에만 1조 원에 이르는 신규 수주를 따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는 포스코건설의 지난해 1~5월 재개발·재건축사업 수주액 4633억 원보다 115%나 배증한 규모이다.

이같은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포스코건설은 올해 재건축·재개발 분양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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